뿌리 깊은 나무 마지막회. 모두의 희생으로 발현된 해례와 훈민정음 반포

뿌리 깊은 나무가 마침내 종영되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 마지막 회는 다소 충격적인 결말이 될 것이라는 예고대로 모두의 안타까운 희생이 담보되어서야 비로소 해례가 발현되고 훈민정음이 반포되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 마지막회. 세종

 

훈민정음 반포를 위해 희생한 세종의 사람들

 

세종의 사람, 무휼과 소이와 강채윤..

하지만 역사적 인물이 아닌 극 중 인물이었던 이들은 결국 모두 죽음으로써 세종과 세종의 길을 지켜냅니다.

 

숨겨진 해례였던 소이는 죽음을 앞두고 필사적으로 훈민정음해례본을 남깁니다.

한글창제의 원리가 마침내 발현된 것이죠.

 

스승 이방지와 같은 사주를 갖고 있는 채윤은 이방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여인을 지키지 못했고 모두 개파이와 싸우다가 죽게 되지만 채윤의 죽음이 이방지와 다른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신념은 지켜냈다는 것입니다.

 

주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사력을 다하는 모습에 뭉클.. ㅜㅜ

내금위장 무휼 최후는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고 슬펐고 인상 깊은 장면이었습니다.

 

무휼과 개파이 대결

 

세종이 이전에 회심의 일격일 빗나간 후에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을 때 무휼 자신이 그 질문에 답한 결과대로 결국 자신의 최후의 모습이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개파이(카르페이 테무칸)에게 다리에 일격을 가했으나 그의 괴력을 무력화시키지 못하고 결국 치명적인 반격을 당하고 만 무휼은 자신의 죽음을 담보로 그의 무기를 끝까지 부여잡고 내금위 병사들이 제반 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무휼에게 타격을 입은 개파이는 마지막에 나타난 채윤과 무공의 대결이 아닌 마주 선 채로 소진한 서로의 몸을 베며 同歸於盡한 끝에 먼저 쓰러집니다.

 

결국 역사적 실존인물이 아닌 드라마 극 중 가공인물들은 모두 이렇게 희생되고 맙니다.

 

반포 후에도 지속되는 밀본의 저항과 한명회의 등장

 

뿌리 깊은 나무는 밀본의 4대 본원이 된 심종수의 훈민정음에 대한 사대부들의 대응 책략을 지시하는 모습을 통하여 실제로 한글이 제대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에 대한 역사적 개연성을 짜 맞추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역대 본원을 보필하던 '한가'의 정체가 한명회로 드러난 순간 수양대군(세조)과 단종, 그리고 사육신(집현전 출신)으로 이어지는 섬뜩한 복선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회에서 정체가 드러난 한명회

 

뿌리 깊은 나무에 대한 향수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봐 온 드라마 중에서 꽤 괜찮다고 여겨지는 드라마는 매우 많았지만 이번 뿌리 깊은 나무는 드라마의 향수를 느끼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캐릭터들의 연기, 복선에 부합되는 반전과 애틋한 결말..
그리고 이 외에도 세종 이도와 가리온 정기준의 서로의 신념에 바탕한 백성관과 지향점에 대한 논쟁은 현재 우리 사회를 투영하는 言路처럼 느껴지게 하였습니다.

 

물론 몇몇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허구의 이야기와 가공의 인물들이 극적요소를 이끈 부분도 있지만 근래 보기 드문 감동과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켜 준 명품 역사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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