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ty Shades of Grey] 개연성 없는 SM 편집광 & '깨어나 현실과 마주한 신데렐라'

    

다코타 존슨, 제이미 도넌 주연의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20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출간 후 1억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가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그러나 폭발적인 소설의 인기에 비해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입니다.

  

 

'주부들의 포르노', '깨어나 본능과 마주하라'라는 요란한 홍보 문구에 현혹된 관객들에게는 외설도 로맨스도 아닌 허세스럽고 진부한 설정과 BDSM(가학적, 변태적 사도마조히즘) 관련 상품 홍보 수준의 미지근한 SM플레이에 퍽 실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反포르노 영화 주의자들과 여성 단체들로부터는 가학적 성행위를 마치 모든 여성들에게 숨겨져 있던 본능인 것처럼 억지스럽게 묘사하려는 발상과 돈과 권력을 배경으로 여성을 性상품화에 하는 장면들에 대해서 매우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개봉 직후 이에 대한 보이콧 캠페인 또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이 영화에서 등장했던 관련 소품들을 진열했던 미국의 한 대형 쇼핑몰은 고객들의 집중적인 항의를 받기도 했고, 영화에서 묘사된 행동을 따라하다가 발생한 신체사고로 미국과 영국의 소방당국이 일시 비상이 걸리는 병리적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파생적 평가와 감상 이후의 호불호에 대한 논란 및 원작 소설과의 비교는 별개로 하고 오직 이 영화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여주인공인 다코다 존슨의 청순한 매력과 신선한 연기 이외에는 이 영화의 결말을 보기 위해 별로 길지도 않은 런닝타임을 허비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이처럼 혹평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레이가 변태적 SM플레이 편집적으로 집착하는 이유에 대한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고, (소설과 달리)

둘째, 이처럼 로맨스에는 관심도 없이 그저 자극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그레이가 아나스타샤(애나)를 마치 SM플레이의 히로인인양 집착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 부족

셋째, 매력적인 외모를 갖춘 남자 주인공이 젊은 나이에 절대 부호의 위치에 올라 정작 CEO로서 하는 일은 별로 없이 연애질만 하는 진부한 설정

넷째, 자본의 가치만을 우선시 하고 특이한 취향을 강요하는 이런 남성이라도 그가 가진 매력(재력은 필수)에 심쿵하는 여자 주인공의 신데렐라적 몽상에 대한 염증

  

 

다섯째, 계약서에 사인만 보류했을 뿐, 묘한 흥분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레이의 요구에 응하게 된 아나스타샤가 돌연 '진정한 사랑 타령'에 대한 갈증으로 그레이를 떠나는 가식적 설정에 대한 냉소적인 느낌

여섯째, 겉멋만 잔뜩 들어간 엘리베이터 앞에서의 짜증나는 엔딩씬  

 

특히 후속작을 예고하는 의도로 연출된듯한 엔딩씬은 실망스런 런닝타임 가운데에서도 일말의 여운을 기대했던 관객들을 기만하고 도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의 여주인공 애나는 로맨스도, 지위상승도 얻지 못한 씁쓸한 신데렐라가 되어버렸고, 이후에도 영화 속 주인공인 그레이에 대해서는 아예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더 개운할듯 합니다.

  


이 영화는 로맨스도, 엄마들의 포르노도, 자극적인 성인물도 아닙니다.

비정상적 동기에서 비롯되었어도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진부한 애정물도 아닙니다.

오히려 비정상적·비윤리적 행위조차 외모, 재력, 권력에 의해 매료되어 잠시 면죄부를 나눠가지려던 신데렐라 스토리의 컬트 아류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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