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하루였지만, 징검다리 연휴라 그런지 휴가를 떠나는 인파도 많았지만, 독립기념관에도 많은 인파가 찾았습니다.

 

올 광복절은 이전의 광복절과 달리 매우 슬픈 광복절이 되었습니다.

왜 그런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정상적 사고를 가진 국민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가를 떠나지 않고, 더더욱 독립기념관을 찾은 것입니다.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 하나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강했기 때문이죠.

 

일찍이 단재 신채호 선생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어록을 남기셨습니다.

역사는 我와 非我와의 투쟁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리고 이번 광복절을 맞아 驚天動地 할만한 사태가 벌어지자 이종찬 광복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다!

 

요동과 한반도에서 단군 할아버지가 開天을 한 뒤, 우리 민족이 이 땅에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린 지 반만 년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외침과 위기 속에서도 긍지 높은 우리 민족은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으로 온갖 고난 속에서도 세계가 추앙할 만한 성과를 이루며, 겨우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자마자, 오히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입니까?

 

이제는 우리의 역사와 민족 정체성까지 소멸될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기가 막힌 실정입니다.

국가와 민족이 소멸할 뻔했던 위기도 모두 헤쳐 나왔던 우리나라가 어쩌다 내부의 敵들로 인해 망국의 조짐이 보이는 지경까지 왔을까요?

 

친일-뉴라이트-독립기념관장-퇴진을-요구하는-79주년-광복절-독립기념관-풍경들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던 79주년 광복절 독립기념관 풍경

 

오랜만에 찾은 독립기념관은 조금 이상했습니다.

광복절임에도 불구하고, 예전 광복절 때처럼 활기차고, 기쁘고, 다채롭고, 감동이 벅차오르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는 이는 없을 겁니다.

 

뉴라이트 독립관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 외에는 외부 행사도 거의 없었고, 내부 전시관의 전시 내용들도 광복절이 무색할 만큼 부실했습니다.

전시물, 전시 내용들이 광복절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거 평일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제2관인 '민족 시련관'의 전시물과 전시 내용이 예전보다 훨씬 더 축소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우리 독립지사들을 잡아다 고문하는 것을 재현한 조형물 등의 공간이 싹 사라진 것입니다.

다소 충격적이고 잔인한 장면이긴 하지만, 일본인 관광객들도 이것을 보고 자신들의 잔인했던 제국주의 역사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증언하는 기사도 있었을 만큼 중요한 전시물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독립기념관의 전시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가 바로 '민족 시련관'인데 친일 세력들이나 일본인들이 보기에 불편할 만한 부분들이 많아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런 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독립기념관은 예술의 전당이나 조경이 잘 된 공원과 같은 그런 전문 복합 문화 공간이 아닙니다.

이런 요소들보다 기본적으로 더욱 중요한 부분은 바로,,

아프고 슬픈 우리 민족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했던 투쟁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번 79주년 광복절에는 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가슴 벅찬 감동과 기쁨, 그리고 민족적 자긍심보다는 슬프고 가슴 먹먹한 민초의 恨을 품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우리와 같은 서민들이 나라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나라가 정말 행복하고 좋은 나라일 텐데..

우리 민족, 대한민국의 시련은 아직도 진행 중인가 봅니다..

 

독립기념관을 둘러본 뒤,

병천 시장에 있는 순대국밥집 식당가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병천-순대국밥-이미지
병천 순대국밥

 

병천 시장은 지금도 5일 장이 서는 곳이라고 하는데,

1919년 3월 1일, 3.1 독립 만세 운동, 유관순 열사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3.1 운동은 전 세계 비폭력 저항 운동과 대한민국 상해 임시 정부 태동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유관순 열사의 성지, 독립기념관의 성지, 천안에서의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하면서,,

우리 민족의 진정한 건국절인 개천절과 나라의 독립과 주권을 다시 되찾은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되새겨 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교육 환경 속에서 긍지 높은 국민으로 자라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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