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와 아내의 3가지 공통점, 그리고 아빠 험

   

  

얼마 전에 있었던 가벼운 일상 이야기입니다.

지인 중에 성당 교우이면서 같은 자모회인 친구가 있습니다. (편의상 'A'라고 지칭할께요)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를 둔 A와 저는 다른 지인들과 비교적 자주 만나 이런 저런 수다를 떨거나 특별한 날이 (주로 그냥 건수를 만드는 거지만 ^^) 되면 함께 만나 회포를 푸는 모임의 구성원이기도 하죠.

 

A에게는 좀 특이한 교육방식(?)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어른들 모임에 딸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죠.

물론 집에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예요.

      

  

    

   

A는 아이가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여러 모임에 참석시키는데 엄마들 모임도 그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좀 특이한 케이스죠. 

머,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A의 특별한(?) 교육 탓인지 아이가 인사성도 밝고 눈치와 경우도 잘 아는 것 같고...

           

그런데 문제는 엄마들의 거의 모든 대화가 아이에게 노출된다는 겁니다.

그... 왜 있잖아요.  엄마들끼리 모여서 어쩌다 치맥이라도 한 잔 하면서 분위기가 좀 무르익는다 싶으면... 아이 아빠 험담도 좀 하고, 뭐 그런 거... ^^;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다 듣고 있다는 것이 좀 걸리길래 눈치를 주었더니,,

A왈 "괜찮아, 얘랑 나랑은 비밀 없거든" 하고 대답하고 나서 아이에게 이러는 거예요.

"아빠는 -험담이라 생략-  하니까, ~는 이담에 아빠 내보내고 엄마랑 살 거지이~"

'... ....' ( 순간, 좀 멍한 느낌이었죠)

 

부부간에 살다보면 별의 별 일 다 있겠지만, 아이에게 너무 적나라하게 배우자의 험담을 하는 건,,

이유가 어떻든 아이를 위해서도 좋지 않을 겁니다...

      

      

   

  

얼마 뒤 제 옆지기가 교우들과 남성구역모임 뒤 한 잔하고 들어 와서는 다른 교우의 이야기를 하면서 '쯧쯧' 혀를 차는 거예요. 

그래서 왜그런지 물었더니 교우분들끼리 거나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교우 한 분이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하길, 어느 휴일 딸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아이가 느닷없이 이러더라는 겁니다.

"아빠! 아빠가 담배도 피니까 엄마가 싫대. 그리구 이담에 아빠 내보내고 나랑 살쟤!" 

  

ㅎㅎ 얘기를 듣자마자 저는 그 분이 누구의 아빠인지 짐작이 갔죠.

그런데 남편도 이 이야기를 가볍게 들어 넘기지 못했는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저를 뚫어지게 보더니,,

"당신, 정치가와 아내의 공통점이 뭔지 알어?" 하고 묻는 겁니다.

 

모른다고 하자, 남편이 이야기 해준 <정치가와 아내의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1.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국가(가정)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2. 그래서 늘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3. 나중에 자신의 뒤를 봐줄(자기 편만 들어줄) 후계자를 양성한다.

 

듣고 보니 그럴듯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말은 아니네요. ^^;

     

    

    

  

무엇보다도 자녀교육에 있어 아이 앞에서는 말을 가려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 앞에서 남을 험담해서도 안되고 특히 아빠(엄마)가 없다고 아이에게 배우자의 험담을 해서는 더욱 안됩니다.

가족의 신뢰감 자체가 무너지니까요.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고 성장하면서 그때 험담이 분명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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