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추석 즈음에 돌아보는 불행한 역사의 한 단면, 고려장의 불편한 진실
이제 일주일 뒤면 추석이군요.
이번 주말에 성묘나 벌초하러 가시는 분들도 있겠네요.
명절의 풍속이 예전과 같지는 않아서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경우에 따라서는 금전적, 시간적 스트레스, 가족 간에 해묵은 갈등표출의 동기(?)도 된다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명절은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어른 분들을 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교적인 전통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명절의 제례는 아직도 큰 가족 행사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선조에 대한 예절 이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습니다.
그만큼 조상을 존중했던 것인데 고려시대에는 어떠했길래 '고려장'이란 말이 나왔을까요?
오늘 MBC에서 방영된 서프라이즈의 '고려장(高麗葬)에 대한 진실' 코너에서 고려장에 대한 의혹들을 다루었습니다.
老父를 산에 버릴 때 쓴 지게를 도로 지고 온 아들이 그 연유를 묻는 아버지에게 나중에 아버지를 버릴 때 쓰기 위해 도로 가져왔다고 대답한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 본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고증 없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이야기의 실제 출처는 중국 '원곡의 故事'이며 '고려장'이란 어원의 출처 또한 일본에 주재했던, 조선에는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한 서양 외국인이 일본인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편집한 저서 '은둔의 조선'에 수록되면서부터 퍼졌다고 합니다.
사실 이 중국의 고사가 고려의 이야기로 둔갑된 것은 일제의 조선 문화재 강탈의 일환으로 당시 조상의 묘소를 절대 훼손하지 않았던 조선인들에게 도굴을 위한 명분으로 쓰였다는 것입니다.(당시 해당 기사 참조 출처 : 대한매일신보)
고려장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이처럼 왜곡 날조된 것이어서 한 편으로 다행스럽고 후련합니다.
그런데...
점점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가족의 유대감이 점점 희박해져 가는 요즘의 세테를 볼 때 실지로 있지도 않았던 고려장이 오히려 목전의 현대사회에서 다른 형태로 은연중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가도 올라 제수용품 준비도 쉽지 않습니다.
먹고살기도 바쁘고 가족 간에 종교도 다양하고 평소에는 거의 왕래도 없이 맞이하는 명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뜻한 귀향길이 아닌 해묵은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가족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올여름은 비가 하늘과 땅을 온통 적시더니 주일인 오늘 하늘은 참 높고 푸르게 완연한 가을 모습을 담아 보여주고 있네요.
올 추석에는 부디 모든 분들이 마음의 평화와 가족 간의 따뜻한 연대감을 느끼는 그런 아름다운 보름달 같은 한가위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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