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47회와 48회는 무인정사, 즉 제1차 왕자의 난을 긴박하게 그려낸 회차였습니다.

(물론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위한 연출을 두고 역사적 사실 공방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므로 유보합니다)

  

 

마침내 정도전을 찾아내어 마주한 이방원은 마지막으로 잠시나마 '사제의 연(緣)'으로써 스승인 삼봉을 독대합니다.

자신의 최후를 짐작한 삼봉 정도전은 모든 것을 동생인 정도광을 비롯한 밀본 조직에게 위임하고, 이방원에게 자신과 함께 했던 뜻과 이루어내야 할 역사적 과제를 상기시킵니다.

 

이방원 역시 분명 정도전과 의기투합 했던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삼봉은 훗날의 태종에게 기존의 개혁을 이어나가 주기를 은유적으로 시사합니다.

요동정벌만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위임할 의사를 표명한 이방원은 결국 스승이었던 정도전을 자기 손으로 직접 도모합니다. (드라마 연출上) 

  

 

조선왕조 창업의 설계자이며 급진적 개혁정치가이자 태자 이성계의 브레인이었던 삼봉은 조선 건국 초기 역사의 마지막 승자가 될 태종 이방원에 의해 이렇게 육룡 가운데 가장 먼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이로써 이방원은 자신이 도모하고자 했던 '두 개의 적' 중에서 가장 도모하기 어려웠던 최대의 정적 정도전의 살생부를 마침내 태워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제거해야 할 또 다른 적,, 바로 암막의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그림자 조직 '무명'만이 남았습니다.  

(물론 무명 또한 이방지, 무휼, 분이와 더불어 '육룡이 나르샤'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공의 존재입니다)

  


어찌보면 이방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무명은 함께 정도전을 제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던 조직이기도 하지만, 공적이 사라진 이후,, 이제는 자신에게 정치적 타협을 걸어오거나 견제와 압박을 해 올 수 있는 가장 큰 정적이 되버린 셈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육룡이 나르샤를 보면서 가장 비현실적이고 실망스러운 캐릭터는 바로 이방지의 누이동생인 '분이'이며, 설득력이 가장 떨어지는 존재가 바로 '무명'입니다.

  


  


일단 분이에 대한 부분은 차체하고,,

무명의 수장인 무극(땅새 이방지와 부인의 생모이자 한때 공민왕의 正妃인 노국공주의 측근이었던), 길선미(길태미의 쌍둥이 형이자, 고려말 최고 은거 고수), 육산선생(해동갑족 10대 가문 중 평안 조씨의 대표), 이렇게 각계의 대표성이 있는 인사로 이루어진 무명.. 

  

그러나 그들의 점조직이 얼마나 거대한지는 모르지만, 수뇌부라고 해봐야 딸랑 이 세명 뿐인 이런 조직이 과거와 현재의 정치적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황당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다음 회차에서는 아마도 이제껏 막후에서 암약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이러한 비밀조직 무명이 이제껏 알지 못했던 가장 강력한 적, 즉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반드시 장악해내고야 마는 태종 이방원에 의해 깔끔하게 최후를 맞이할 듯합니다.

  


그러나 이방원이 아직 눈치채지 못하는 또 하나의 조직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바로 '밀본'이죠.

  

물론 육룡이 나르샤에서 굳이 '이방원vs밀본'의 대립 구도를 연출한다는 것은 사족(蛇足)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지금까지는 '육룡이 나르샤'가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로서 그 개연성을 충실히 연출해내고 있고, 시정차들은 시퀄인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vs밀본의 본원 정기준'의 대립구도 결말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자인 방석까지 도모하고 이제 곧 두개의 적(정도전과 무명)을 모두 제거하게 될 이방원은 사실 바로 손위의 형제인 방간(제2 왕자의 난, 혹은 방간·박포의 난 촉발)과 밀본, 이처럼 각각 역사적 사실에서의 적과 가공의 적, 이렇게 '두개의 적'을 여전히 남겨두고 있는 것을 아직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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