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진실 논란의 영원한 테마 의자왕과 삼천궁녀
미용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중에 한 초등학생 아이가 엄마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삼천궁녀 얘기가 어느 왕이야?" (삼천궁녀는 어느 왕 시대에 있었던 사실인가를 묻는 듯)
그러자 그 아이의 엄마가 세련된 말투로 차근차근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응, 진시황이야. 그것도 몰라?"
그때 미용실 안에는 이 동네 학교선생님도 계셨는데 상당히 표정관리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음... 하긴 진시황도 궁녀는 많았겠군요...'
백제 의자왕은 정말 삼천궁녀를 거느리면서 방탕한 생활로 나라를 패망으로 몰고 간 무능한 군주였을까?
백제의 여인들이 사비성 함락 당시에 백마강에 몸을 던진 것은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영화 '활'에서도 보듯이 패전국의 여인들은 전리품 취급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어느 문헌에도 삼천 명 숫자의 궁녀 기록은 없습니다.
승자의 기록일 수밖에 없는 역사의 기록에서,,
의자왕은 그저 방탕하고 무능하고 혹세무민 했으므로 백제는 당연히 정벌되어야 할 명분이 있다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역사에서 만약의 가정은 없는 법,,
한때 海東曾子로까지 추앙받던 의자왕과 그의 누이동생이자 일본의 여왕인 '사메이' 여왕은 백제 패망의 恨을 안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에서 유린된 것인지, 아니면 口傳이 왜곡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삼천궁녀는 역사적 진실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계백은 어차피 역사를 소재로 한 가공의 드라마일 뿐이지만,
의자왕은 최근 회차에서 서서히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각인하기 시작하며 제왕의 길을 모색해 갑니다.
따라서 이 드라마에서도 비록 허구일지라도 방탕한 의자왕이나 삼천궁녀는 다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삼천궁녀 보다 더 궁금한 것은 계백의 읍참(泣斬) 가족 후 참전입니다.
정말 계백은 가족을 참하고 전장에 나갔을까요?
역사적 진실을 알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가공의 여지가 다분해 보입니다.
심지어 드라마 도입부에 등장하는 계백은 5만의 신라군이 당도한 황산벌에서 5천 결사대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이번 전투는 오직 가족만을 위해 싸워라!"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