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과 시험대에 오른 한국 외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3일~4일 한국을 방문합니다.
중국 지도자 중에서 최초로 혈맹인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이번 한국 방문은 몇 가지 부분에서 주목할만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북한이 지난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데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권력승계 이후에도 아직까지 중국을 방문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 불편한 중국의 심기를 구체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주변국과의 평화공존을 표명하는듯 하면서도 사실상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패권국가로서 미국 주도의 지역적 안보와 경제의 틀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중국은 한국에게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표명하며 우호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북한을 길들이면서 한 편으로는 중국 주도의 지역안보 프레임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요청하며 미국과의 공조를 견제하는 목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한 미일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대항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과 한중FTA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만큼, 한국의 AIIB 가입 요청과 11차까지 진전된 한중FTA의 조속한 타결로 세계경제와 아시아 지역 내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적 실리와 안보 못지않게 북한 리스크와 향후 통일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달갑지만은 않으면서도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間於齊楚 1와 같은 부담스런 외교적 딜레마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북한 정권을 길들이는 한 편, 아시아 지역 패권과 경제적 주도권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을 외교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상응한 조건과 상호급부에 대한 실리를 따져봐야 하는 우리로서는 상당한 외교적 부담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중국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전략적 공동목표로 설정하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한중관계로의 전환과 더불어 미국과의 공조 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외교적 성과를 이루낼 수 있을지..
겉으로는 긴밀하지만, 속으로는 미묘한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고 중요한 외교적 시험대에 올라있습니다.
- 간어제초 : 중국의 춘추시대, 등나라가 강대국인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끼어 괴로움을 당한다는 데서 나온 말. 약자가 강자들의 틈에 끼어 괴로움을 받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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