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고(Mr. Go) 리뷰
고릴라 링링은 왜 타석에서 야구공을 쳐야 했을까?
헐리우드에서 구매할만한 특별한 소재
영화 '미스터고'에 대해,,
"과도한 CG에 의존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슈퍼맨이나 아이스맨과 같은 헐리우드의 황당 SF 액션영화들은 다 뭘 까요?
그런 영화들은 일단 미국영화이고 배우가 유명하고 돈을 많인 블록버스터이고 구성과 연출, 그리고 스토리가 너무나도 감동적이어서 한국영화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일까요?
미스터고 리뷰에 대한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는 부정적인 관람평 중에서 가장 많은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릴라(미스터고)를 연출한 장면들은 CG입니다. 그리고 스토리도 뻔합니다. 그러나 재미는 있죠.
이런 부분에서는 헐리우드 영화들도 별반 다르지 않고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미스터고는 한국을 주배경으로 하면서도 발단과 위기의 사건들에 각각 중국과 일본을 연계시켜 야구와 관련된 코믹한 장면들을 적절하게 연출해내면서 문화적으로도 친근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미스터고는 오히려 소재 빈곤에 시달리는 헐리우드가 구매할만한 특이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이미 '엽기적인 그녀', '조폭마누라'와 같은 한국 영화나 '무간도'와 같이 미국인 정서나 스토리텔링 요소에서 찾기 힘든 아시아(홍콩) 영화의 소재들이 리메이크 된 바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스터고'는 CG를 이용한 동물 캐릭터라는 점과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야구를 소재로 한 코믹적인 소재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 역에는 짐캐리가 링링의 어린 주인 웨이웨이역(쉬 지아오 16세)에는 이제 94년생으로 19살이 다 되어가서 좀 그렇긴 하지만, 다코다 페딩이나 혹은 쉬지아오와 같은 나이인 클로이 레이스 모레츠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고릴라가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선 이유
링링이 야구를 하게된 직접적인 계기는 웨이웨이의 할아버지가 서커스단 운영보다 야구도박을 더 즐겼기때문에 링링이 야구하는 고릴라로 훈련되어진 것과 웨이웨이가 할아버지의 도박빚에 쫓겨 할 수 없이 에이전트인 성충수의 제안에 따라 한국으로 야구를 하러 가게 된 것이긴 하지만,,
정작 고릴라 링링 자신이 야구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어린 주인인 웨이웨이 때문이었죠.
링링에게 웨이웨이는 가족으로 각인된 유일한 존재이며 가장 큰 교감을 나누는 자아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웨이웨이가 원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기꺼이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지진의 폐허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웨이웨이를 지키려 했던 링링은 심각한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웨이웨이의 서커스단을 담보로 잡고 있던 사채업자 림샤오강(김희원)이 데리고 온 또 다른 고릴라 레이팅과 사력을 다해 웨이웨이를 위한 마지막 投打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웨이웨이는 자신이 고릴라의 언어를 하게 된 것은 정말 링링의 말을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신기해 하고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웨이웨이가 정말 고릴라의 언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비쳐졌던 것은 바로 매 순간마다 링링이 웨이웨이의 마음을 잘알고 이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이었죠.
다시 말하자면,, 웨이웨이는 빚을 갚기 위해, 성충수는 대박을 위해, 고릴라 링링은 웨이웨이를 위해 야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도입부의 개연성과 차별화된 볼거리, 뜻밖의 감동은 덤
만약 고릴라가 가장 인위적인 스포츠를 하게 된다면 야구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체적 접촉이 격렬한 축구를 한다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이런 고릴라가 오는 곳이 오지의 정글과 같은 생소한 곳이 아닌 문화적으로 가깝고 기예가 발달한 중국의 서커스단라는 점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고릴라 '링링'의 등장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다가올 수 있게 되고 '야구를 하는 고릴라'에 대한 도입부의 개연성을 자연스럽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면서 위에서 언급한대로 신체적 접촉이 거의 없이 지명타자로 배트만 휘두를 수 있는 프로야구에 진출한다는 설정, 여기에 야구라면 미국 못지 않은 시장을 가진 일본의 합류(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주니치 드래곤즈의 링링에 대한 스카우트戰)는,,
도입부의 개연성과 매끄럽고 풍성한 스토리 전개를 위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영화적 기획이라는 점을 넘어, '고릴라 야구선수, 중국 기예단,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라는 소재로 한중일 동양삼국의 영화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키워드를 발굴해냈다고 봅니다.
여기에 링링의 웨이웨이에 대한 헌신적인 교감,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을 것만 같았던 성충수와 링링의 막걸리 對酌(안주는 고가의 난초와 김치)에서 비롯되는 인간적인 유머와 동료애적인 교감에서 비롯되는 감동은 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골적인 상업성으로 점철된 막후의 일그러진 이면들을 희화적으로 묘사해낸 배우들(성동일(성충수), 김희원(림샤오강), 김응수(KBO 총재), 조재윤(정형외과 의사), 마동석(야구 해설가), 오다기리 조(주니치 구단주))의 명연기는 CG 속 가상의 캐릭터인 링링을 리얼하게 살려내면서도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했을때,,
대단한 작품성을 이야기할만큼 가장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오히려 단언컨데 미스터고는 올해 가장 볼만한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메리앤이 뽑은 '미스터고'의 명대사
"괜찮아, 링링이 네 마음 다 알잖아"-성충수-
"야! 니들 지금 킹콩 찍냐?"-KBO 총재, 경기장에서 폭주한 링링 포획에 실패하자 하는 말-
"돈 빌려준 건 나고, 돈 안갚은 건 너고 한국으로 도망간 것도 넌데.. 너 정말 나빠" -림샤오강, 고릴라에게 두들겨 맞은 직후 흐느낌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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