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엑소시스트 '검은 사제들' 프리뷰 :: 구마예식, 사제와 악령의 사투, 그리고 희생..
화제작 '검은 사제들'의 개봉이 임박했습니다.
'한국판 엑소시스트(엑소시즘)'이라는 독특하고도 파격적인 소재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악령에 의한 미스터리 한 현상과 '구마<각주>'라는 종교적 예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올 하반기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입니다. 1
악령이 들린 부마(付魔) 현상은 악마의 종류나 빙의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가볍게는 병에 걸린 환자의 증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초인적인 힘과 광기를 부리고, 고대의 언어나 배워본 적이 없는 외국어를 말하기도 하고, 교회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 강렬한 증오심을 표출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줄거리는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벌레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고 잠을 이룰 수 없는 고통과 괴로움 등.. 의문의 괴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 영신(박소담)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악령과의 사투를 결심한 사제들은 잦은 돌출 행동으로 교단의 눈 밖에 난 김신부(김윤석)와 신학교 열등생 최부제(강동원), 두 아웃사이더들입니다.
'검은 사제들'이라 이름 붙여진 이유가 바로 이러한 아웃사이더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구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죠.
소녀 영신을 구하기 위한 단 하루의 기회를 모두가 기피하고 의심하는 가운데 이 두 사제는 자신들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장엄 구마예식을 마침내 서울의 한복판 명동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장엄 구마예식(Magnus Exorcismus)은 교회법 제1172조에 따라 이를 위해 특별히 교육받아 선별된 성직자 또는 고위 성직자에 의해서만 집전될 수 있으며, 주교의 서면 허가와 정신장애를 배제하기 위한 세밀한 의학적 검사가 선행되어야만 집전될 수 있는데(위키백과),, 이는 아무리 백마술이라 하더라도 합법적인 종교 예식과 구별되어야 하고, 미신과 신앙을 반드시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는 1999년 1월 구마예식을 개정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라틴어 구마예식 또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였는데,,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라틴어가 등장하는 것 또한 바로 이러한 배경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된 구마예식은 악마가 물러날 때까지 멈출 수 없으며, 처음부터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 예식을 치르는 사제 또한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악령은 왜 나타나고, 어떻게 깃드는 것일까?'
사령(邪靈, 사악한 악령)은 극한의 이기심, 탐욕, 증오,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반성없는 지나친 죄책감, 결국 또 다른 잘못을 합리화 하기 위한 죄의식, 그리고 희생(Sacrifice)을 모르는 방관자적 군중심리를 타고 들어오게 됩니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 준 절대 자유의지가 나약한 인간의 심성으로 인해 균열된 어두운 틈을 통해 악마는 이 세상에 악령으로 깃들어 나타나 인간이 신으로부터 영원히 멀어지도록 그 영혼을 잠식해 나가는 것이죠.
이때 악마(악령)는 인간의 희생을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탐욕과 무관심한 방관으로 일관된 이 세상의 '희생의 부재(不在)'를 가장 큰 무기로 삼게 됩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는 사제들과 사령들이 싸우는 구마예식 장면에서 이들이 격렬하게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 인간들 사이에 섬뜩하리만치 녹아들어 서려있는 증오와 살기를 느끼게 합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어쩌면 깊숙히 감춰졌던 자신의 내면 속, 두 가지 반면(反面)의 목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어쩌면 악마(악령, 사령들)는 선한 것이 없는 세상보다도 희생이 없는 세상을 더욱 더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검은 사제들(The Priests)
장르 : 미스터리 드라마. 한국. 11월 5일 개봉
감독 : 장재현
출연 :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엑소시즘과 관련된 영화 :: [더라이트:악마는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엑소시즘
- <각주>구마(驅魔, Exorcismus) : 구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악령에 의한 사로잡힘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퇴마 의식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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