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만에 강추위가 닥치면서 1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대만 관계 당국은 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북극 한파를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당일 대만의 최저 기온은 영상 9도(체감 온도 7도)였습니다.

 

 북극 한파란 무엇인가? 

 

우리나라나 대만은 북극 지방에 위치한 지역도 아닌데 몇 년 전부터 겨울철이 되면  '북극 한파'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북극의 찬 공기가 밀려내려 오는 북극발 한파 때문이겠죠.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북극 상공의 찬 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의 세력이 약해져 극지방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구 온난화가 원인인 셈이죠. 

 

북극한파를-묘사한-지구-이미지와-온도계
북극한파

 

한겨울 추위만 생각한다면 지구온난화와 북극한파는 역설적인 현상처럼 보입니다만,,

지구 온난화로 지구 전체의 겨울 날씨는 따듯해지고 있어도 북반구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겨울에 더 추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대만은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지역이라 해도 역시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습적인 북극 한파를 겪는 상황이 되었고, 이는 그동안 대만의 역대 최저 체감 온도를 갱신하면서 이번과 같은 참사가 벌어진 것입니다.

 

 대만인들이 추위에 약한 이유

 

대만 사람들이 추위에 약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틀린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만은 원래 아열대 기후에 속한 지역이어서 겨울은 있어도 한파는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체감 추위를 우리처럼 영하의 겨울을 갖고 있는 나라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만은 '상하(常夏)의 나라'였으며, 대만 현지인들 스스로도 한국처럼 난방 시설을 갖추어야만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그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눈(雪)을 실제로 보고 싶으면 추위를 무릅쓰고 한겨울에 한국이나 일본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만큼은 한겨울에도 영상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매우 드물게 경험했던 그들에게 있어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영하도 아니고 영상의 기온을 두고 강추위 한파라고 하는 것도 이상한데 많은 사람들이 양상의 기온에서 한파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만 현지의 지리적 특성과 현지인들의 생활 패턴을 알고있다면, 이는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사건으로 이해가 될 만한 상황입니다. 

2021년에도 대만은 한파로 126명이 사망했고, 이때의 기온은 영상 5~8였습니다.

 

대만의-야시장-거리-야경
대만 야시장 풍경

 

대만인들이 추위에 약한 이유 (이번 한파에 미처 대비가 되어있지 못한 원인)

1) 일년 내내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여서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다.

2) 그래서 집 구조 자체가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에어컨 시설은 굉장하다) 

3) 대만인들은 집 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며, 침대와 소파에서 생활하기에 온돌 같은 시설이 없다. (가정집의 경우 바닥은 우리와 같은 마루가 아니라 대리석 같은 건축재로 되어 있는 곳도 많다)

4) 습기가 많은 날씨여서 여름에는 미칠 듯이 후덥지근하게 더 덥고, 겨울에는 더욱 싸늘하고 스산한 한기가 느껴진다.

 

 대만 생활 경험담 (에피소드)

 

좀 오래 전이긴 하지만, 대만에서 경험했던 겨울철 기억들을 되살려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 우리는 겨울이 참 길다고 느끼지만, 우리에게 대만 겨울은 고작 두 달 정도로 짧다고 느껴진다.

● 크리스마스에 푸른 숲과 나무들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것도 남방의 식물들)

● 겨울이라고 해도 대만의 겨울철 기온은 평균적으로 15도 내외여서 우리에게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다.

● 그렇다고 반팔을 입으면 안 된다. 바람 불면 꽤 쌀쌀하다.

● 그래도 이런 기온에 두꺼운 패딩을 입은 대만인들이 참 신기했고, 대만인들은 가벼운 점퍼 차림의 나를 신기해했다.

● 대만 친구 가정집에 가봤는데 그냥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 우리처럼 온돌 바닥에 뒹굴 일은 없었다.

● 추우면 벽 한쪽에 있는 스팀을 튼다. (화장실 구석 바닥 벽면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거)

● 저녁이 되면 따뜻한 길거리 음식을 자주 먹으러 다닌다. 현지인 친구와 師大路 야시장에서 구기자 메기탕을 자주 먹었다. (메기가 엄청 큰데 부위 별로 잘라 구기자를 넣고 탕을 끓인 길거리 음식이다)

● 짧은 겨울이 지나고 나면 긴 우기(雨期)가 찾아온다. 정말 구질구질한 날씨다.

● 우기가 끝난다고 좋을 건 없다. 길고도 본격적인 아열대 무더위가 찾아온다..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이상기온 현상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도 되고,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건도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우리의 올겨울도 예년에 비해 춥게 느껴집니다.

겨울나기 힘든 소외 계층 분들에 대한 배려도 절실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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