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권력자 백안의 신념과 최후
기황후 48회에서 기황후(올제이 후투그)와 극단적으로 대립하던 백안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백안은 기황후의 이타위과( 以他爲過 : 잘못을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공격하는 계략)에 걸려 모반의 혐의를 쓰게 되지만, 황제 타환의 권고로 기황후에게 거짓 충성을 맹세하며 위기를 일단 모면합니다.
그러나 백안은 끝내 기황후를 직접 없애려 하고, 백안의 거짓 충성을 믿지 않은 기황후 또한 직접 백안을 제거하려 하는데,, 마지막에 결국 백안에게 비수를 꽂은 자는 첨예하게 대립된 두 정적의 사이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었던 탈탈이었습니다.
실제 역사기록에 의하면,,
탈탈은 어린 시절부터 백부 백안에게 길러졌으며, 당기세가 모반을 일으켜 백안에게 죽자 그의 잔당들을 모두 사로잡아 백안에게 바친 인물입니다.
그러나 후일 실권자가 된 백안이 교만해져 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르기 시작하자, 그가 사냥 나간 틈을 타 숙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기황후는 바얀 후투그가 죽은 뒤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실제 역사 속의 바얀 후투그는 매우 어진 성격으로 황후가 되고 나서도 전면에 거의 나서지 않는 인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황후 48회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당대 최고 실권자였던 백안이 자신이 믿었던 탈탈에게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과 두 사람이 서로 주고 받던 짧고도 강렬한 대사였습니다.
"탈탈 네가 왜..?"
"나는 오직 황제와 이 나라를 위해서..."
탈탈의 암수에 죽어가던 백안이 이렇게 묻자 탈탈은 눈물을 흘리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숙부님의 그 신념 속엔 백성은 없었습니다.."
"백성을 돌보지 않는 신념.. 그것이 바로 권력욕에 사로잡히게 된 것입니다"
드라마상에서,,,
백안은 연철처럼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채우고 황제를 능멸하는 인물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과도한 신념을 스스로 충성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 무리한 결과물을 이루어 내고자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었고,,
기황후 또한 자기 자신과 아들인 아유시리다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권력을 취했습니다.
다만, 기황후의 신념 속에는 백성이 함께 있었고, 백안의 신념에는 제국의 영광만이 있었던 것이죠.
탈탈이 혹독한 고뇌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것은 바로 '백성'이었습니다.
백안의 절명의 순간, 탈탈과 나눈 이 짤막한 대사가 인상깊었던 이유는,, 이들의 대사가 마치 작금의 우리의 현실을 투영하여 비유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설령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위한 부패한 정치가가 아니더라도, 신념 속에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정치가의 그릇된 소신에 의한 또 다른 형태의 탐욕이며,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그릇된 신념의 이면에서 고단하고도 절망적인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고대·중세·근대·현대를 모두 망라해 보아도 변치않는 진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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