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은 개뿔~" 간첩도 먹고살기 바쁘다!

김명민의 생계형 리얼 코믹액션, 간첩 2012

 

 

간첩. 일명 스파이 혹은 공작원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과 정황을 비밀리에 알아내어 경쟁, 대립 관계에 있는 상대에게 제공하는 자.

시대나 유행 등 문화의 흐름에 뒤떨어진 말과 행동을 자주 하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 

이것이 간첩에 대한 정의입니다.

   

 

간첩

코믹액션 드라마. 한국 2012

  

  

그런데 오늘 포스팅 하고자 하는 것은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생계형 공작원, 즉 생활형 간첩들의 이야기를 넉살스럽게 구성한 김명민 주연의 코믹액션 영화 '간첩 (2012)' 입니다.

 

영화 도입부에서는 "남한 내의 고정간첩은 5만 정도이며, 권력 핵심부에도 침투에 있다"라는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의 망명 당시 서신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 서신대로라면 1천 명에 한 명 꼴, 왠만한 아파트 단지에 1~2명 이상 꼴로 고정간첩이란 얘기죠.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북한의 현실은 갈수록 비참해졌으며, 남한은 남한대로 먹고 살기 힘든 빠듯한 현실에서 남파된지 10년 이상이 된 고정간첩들의 현실은 먹고 사는 문제가 북의 지령 보다도 더 우선순위가 된지 오래이며, 급기야 이렇게 말 그대로 자급자족, 현지조달에 전전긍긍하며 알아서 살 길을 찾아 나선 간첩들을 지칭하여 '생활형 간첩'이란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생활형 간첩과 물가상승율  

    

불법 비아그라 판매가 주수입원인 별 볼 일 없는 오퍼상 오너 김명민. 암호명 '김과장' 

남파 22년차로 고정간첩 실세. 잠수함으로 남파된 것으로 추정.

격한 마누라와 리틀야구 벤치멤버 아들 하나.  전셋집 거주.

당면 문제 : 전셋값

 

    

 

   

중개수수료 몇 푼에 과감히 머리채 휘어잡는 공인중개사 염정아. 암호명 '강대리' 로케이션 전문.

암호명 '우대리'와 사고쳐서 낳은 시력장애인 아들이 하나 있음. 남파루트 불명확.

당면 문제 : 육아 스트레스

 

공무원 명퇴, 탑골공원 고령층 민심고문, 신분세탁 전문인 변희봉. 암호명 '윤고문'

헤엄쳐서 남파함.

당면 문제 : 무료함과 鄕愁

 

FTA 반대, 한우지킴이 귀농청년. 주특기는 해킹전문. 암호명 '우대리' 牛?

사고쳐서 낳은 강대리 아들의 애비. 강대리 보다 꽤 연하로 추정.

잠수함으로 남파. 본인 말이므로 사실 여부 불투명.

당면 문제 : 사료값 인상

 

이들의 공통점 : 사는 게 구질구질하게 힘들다.

이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 : 1. 물가상승  2. 간첩신고

이들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것  : 가족 (우대리는 여기에 한우도 포함 됨)

 

 

  

   

이들과 다른 부류인 직파간첩 리더 유해진. 암호명 '최부장'

오로지 당에 충성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에 사활을 건 전형적인 공작원.

남파만큼은 비행기 탑승해서 수속 밟고 들어왔다고 말함 (사실은 여객선 타고 옴).

특수 임무 : 암살

  

 

고정간첩 vs 직파간첩 < 생활형 간첩 

 

이 영화에서 喜化된 고정간첩의 이미지는 그저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반 서민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한 술 더 떠서 귀순한 북한 고위층 리용성을 해치려는 특수임무를 띄고 직파된 공작원들의 지령을 받고도 이들은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돈을 털 계획까지 세우게 됩니다.

이런 황당무계한 설정은 물론 먹여 살려야 할 가족들 때문입니다.

 

 

 

 

엔딩 부분에서 김과장과 북한에 있는 김과장(김명민 분)의 모친이 전화 통화를 하다가 애틋한 신파 모드에서 티격태격 갈등 모드로 비화된 원인 역시 '돈을 부쳤냐, 아니냐?'가 관건이었죠.

 

이렇듯 모든 것이 돈과 직결되어 먹고 사는 문제로 무장된 김과장 때문에 투철한 사상으로 무장한 직파간첩의 리더 최부장(유해진)은 결국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침내 고정간첩에서 생활형 간첩으로 전향된(?) 김과장의 승리인 셈입니다. 

(관련 명대사 "내 가족을 건드리면 北이든 南이든 가만두지 않겠다!" )

  

리얼첩보극의 단면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일 정도로 중반 이후 대규모 시가지 총격전을 선보인 액션씬도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생활의 진정성이 녹아든 유머가 전반에 걸쳐 인상적인 안배를 이루고 있는 점이 이 영화의 주요한 흥미요소입니다.

 

 

 

    

그러나 喜化된 이미지가 주는 즐거움 속에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코믹모드의 이면에 깔린 서민들의 어려운 현실과,

'분단'이라는 불행한 현실의 각성만큼이나 중요한,, 진정한 의미의 안보의식에 대한 필요성은,,,

파격적인 이미지로 재미를 더 해 주고 있는 이 영화의 간첩들처럼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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