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밤에. 늑대와 염소의 아름다운 비밀 우정과 이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
오늘은 '폭풍치는 밤에'란 제목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미 주군의 태양에서 주군인 소지섭이 끝까지 읽으려 했던 책으로 언급된 적이 있어서 더욱 유명해진 애니메이션이죠.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으로서 영화로 상영되기도 했고 현재 일부 인터넷TV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포식자인 늑대 '가부'와 늑대의 먹잇감인 염소 '메이'가 친구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매우 독특한데다 천적관계이면서도 우정을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친구가 될 수 없는 이 둘의 관계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폭풍우 치는 밤' 때문이었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메이와 가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언덕 위의 낯선 오두막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가부와 메이는 깜깜한 어둠 때문에 서로를 알아볼 수가 없었고 그 덕에 둘은 마음을 나눈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오두막에서 다시 만나기 위해 '폭풍우 치는 밤에'를 서로 알아보기 위한 암호로 정하게 되죠.
그렇게 다시 만난 둘은 천적관계이면서도 폭풍우 치는 밤의 인연을 소중히 하여 계속 친구로 지내기로 합니다.
그렇게 가부와 메이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절친이 되어 동족에게 환영받지 못할 비밀스런 우정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가부와 메이의 애틋한 우정은 어쩔 수 없이 피할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되어 결국 각자의 무리를 떠나 우정을 지키기 위한 도피를 하게 됩니다.
이쯤되면 이것이 우정인지, 아니면 우정도 초월한 플라토닉한 사랑인지.. 구분이 좀 모호해지기도 합니다만..
그런데 정말로 위험한 위기는 어쩌면 바로 이 순간부터였을 겁니다.
비록 동족의 따돌림과 위협은 면할 수 있었겠지만,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폭풍우 치는 밤이 아닌, 서로의 존재를 이미 완벽히 인지한 상태에서 또 다시 위험하게 고립된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었을 때, 각자의 본능과 본성을 극복해내야만 하는 근본적인 위기가 닥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매서운 겨울이 닥쳐 먹을 것이 없어지고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가운데 포식자와 피식자가 함께 동굴에 고립되었을 때... 이제는 '본능에 충실한 것인지, 아니면 우정을 위해 끝까지 친구를 돌보려 할 것인지'에 대한 극단적인 선택만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죠.
폭풍우치는 밤에 이야기의 결말은 영화와 원작, 그리고 TV버전의 엔딩은 약간씩 다릅니다만, 결국 가부와 메이가 서로를 위한 희생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는 공통분모는 동일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어쩌면,,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만난 남녀가 서로 사랑하여 결혼해서 각자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하고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함께 하며 행복을 찾아 나아가는 우리들의 일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가부와 메이처럼 서로에 대한 신뢰와 희생이 전제되어야겠죠.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에 폭풍우 치는 밤에는 만화에서 영화로, 동화에서 소설로 재구성 될 수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애틋한 감동을 선사해 주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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