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방의 선물

웃음과 눈물 속에 젖어드는 감동의 선물

  

  

7번 방의 선물

드라마  127분  2013.1 한국

   

  

정상인과 정신지체장애인, 그리고 법 집행과 적용의 잣대

 

사법연수원 42기 모의 국민참여 재판장..

사법연수생 예승(박신혜)은 변호인 역을 맡아 오래 전 발생했던 한 사건을 변호합니다.

그 사건의 피고인은 바로 97년 당시 본 재판 현장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예승 자신의 아빠 용구(류승룡)였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며 정직했던, 그리고 예승(아역 : 갈소원)에게 있어 가장 소중했던 아빠 용구는 단지 정신지체장애자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규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던 이유만으로 경찰총장 지영부(조덕현)의 개인적인 감정과 책임회피를 위한 공권력의 그릇된 법 집행으로 만들어진 희생양이 되어 잔혹한 범죄의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것입니다.

 

용구는 결국 사랑하는 딸 예승을 남겨두고 영문도 모른체 지체장애인으로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뒤집어 쓰고 억울한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이죠.

그러나 온갖 병리적 현상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서 비록 말하는 것이 어눌하고 정신연령이 낮기는 하지만, 차라리 거짓과 기만을 모르는 용구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장 온전한 정상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7번 방의 선물들

  

조폭 출신 방장(오달수), 사기 전과자 춘호(박원상)를 비롯해 만범(김정태), 봉식(정만식), 서노인(김기천)의 7번 방 친구들과 용구부녀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점차 서로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는 매우 소중한 존재로 발전해 나갑니다.

 

용구부녀의 선물

 

용구가 빠박이(박상면)로부터 방장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보답과 약속 이행에 투철한 방장은 보육원 소속으로 교도소 종교행사에 참여한 예승을 몰래 데려와 용구와 만나게 해줍니다.

바로 이때부터 이들 부녀와 7번 방 친구들의 조마조마한 교도소에서의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죠.

 

문맹이었던 방장은 예승에게 마침내 글씨를 배우게 되고 봉식은 예승이 빌려온 핸드폰 덕분에 갓 태어난 딸의 이름을 지어줄 수 있게 되는 등 서로에게 따뜻한 인정을 선물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아들을 잃은 교도소 보안과장인 민환(정진영)에게 있어서도 수양딸 예승이는 용구가 마음으로 남겨준 선물일 수도 있습니다.

 

   

7번 방 동료들의 선물

 

7번 방 친구들 또한 용구를 위해 교도소 내 구명운동(탄원서)에 나서고 공판을 함께 준비해 주지만, 결국 용구는 자식을 잃고 이성을 잃은 경찰청장 지영부의 음모로 사형이 확정되고, 7번 방 친구들은 용구부녀를 위해 마지막 선물을 준비합니다. 용구와 예승을 함께 풍선기구에 태워 교도소를 탈출시키려 했던 것이죠.

하지만 결국 교도소 담벼락의 철조망은 운명과도 같이 훗날 예승이 다시 돌아와 판결의 족쇄를 풀어줄 때까지 부녀가 타고 있던 풍선기구를 붙들고 끝내 놓아주지 않습니다...

 

    

<7번 방의 선물>이 관객에게 준 선물

 

7번 방의 선물이 관객에게 선사한 선물은 한 마디로 웃음과 눈물로 다가오는 부성애와 인간미가 주는 감동의 정화일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지닌 스토리 배경과 독특한 캐릭터가 선사하는 웃음과 애잔한 감동의 눈물이 극중 전반에 걸쳐 균형있게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등장인물 모두가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지만 특히 류승룡의 경우 그동안 마초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던 이미지에서 순박하고 가엾은 정신지체장애인으로서의 애닯은 연기는 인지부조화의 경계를 한 방에 무너뜨리며 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 요소가 되고 있어요.

 

아니, 이 영화는 작품성, 플럿, 연기력 등을 어설프게 논할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그저 웃음과 눈물로 선사받는 정화의 가치가 더 빛나는 작품으로서 한 번쯤 꼭 볼만한 영화로 추천하고 싶네요.

특히 요즘 자신의 정서가 메말라 있다거나 우울감과 상실감에 젖어있다고 여기시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위안이 되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온전한 정신과 정상인의 구분이 혼란스러운 작금의 세태에서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 모르게 그저 힘없고 부족한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희생되어 갈지도 모를 병리적 사회의 단면이 영화에 배치된 장면들과 함께 오버랩 되며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용구가 사형장으로 가는 부분에서 결국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예승이와 함께 애타게 오열하는 장면은 잘 잊혀지질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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