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인간은 반드시 도덕적 선택을 할 것이다'란 전제는 불확실한 정의입니다.
인간은 부정행위일지라도 그것으로부터 기대되는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고 여길 때 부정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의 인간은 일반적으로 규칙을 조금 어기거나 타인을 살짝 기만하면서까지 자신의 이득을 취하고 싶어 하면서도 남으로부터 존경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함께 지니고 있는 모순된 심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즉 이득을 취하면서도 존경받고 싶은 이중적인 욕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댄 에리얼'의 '퍼지요인(fudge factor)'에 따르면,,
비단 경제적·금전적 동기만이 아닌 도덕적 동기 역시 선택적 상황에서의 인간행동을 조절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불합리하거나 떳떳지 못한 행동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심리적 핑곗거리를 개입시켜 자신을 합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또한 이기적 욕망을 합리화하는 능력이 클수록 퍼지요인도 함께 증가하여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조금 더 평온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성격·학력·지위·성별과는 별 다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인 정도를 넘어서 확대되기 시작할 때인데, 이럴 경우 자기기만(self-deception)에 의한 자신의 과대평가, 즉 과대망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력이 낮은 사람이 명문법대를 나온 사법연수원생이라고 사칭하며 사기행각을 벌이다 보면 마치 자신이 정말로 사법연수원생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즉 자기가 만든 허상에 자신이 속아 넘어가는 과대망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경우의 예를 들자면,,
변호인으로서 파면당할 위기에 처한 최고위급 인사를 변호한다는 것이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오히려 이것이 (향후 정치입문 등에 있어)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계산적 인지적 유연성을 발휘하며 퍼지요인을 발동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자,,
자신이 무슨 애국의 화신이라도 된듯한 자기기만의 허상에 빠져 피청구인을 극렬히 지지하는 일부 군중들에게 확증편향을 가중시켜 군중심리를 선동하기도 하고,
재판관들을 향해 "자신들은 최고의 변호사들인데 재판관 네가 뭔데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하라는 것이냐?"라는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지만, 정작 중요한 변론 시점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의뢰인으로부터도 변호 의뢰가 배제되는 굴욕을 맞기도 했습니다. (누구 이야기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따라서 가벼운 도덕적 일탈이라도 그것이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그 주체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일 경우 그 파장은 더욱 클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선의로 한 일이었다", "어디까지나 우국충정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라는 말은 자신에게는 진심이었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당위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는 자기기만에 의한 과대망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 글은..
도덕적 일탈에 의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대해 자기기만에 의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경향이 팽배해진 우리 사회가 우려되어 개인적인 단상을 정리해 본 것입니다.
(관련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