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야기

참 흔했던 새, 그러나 이제는 사라져 가는 추억의 텃새

   

 

        

참새는 예전에 참으로 흔한 새였다.

곡식이 익을 때 골치를 썩이던 녀석들은 가을걷이가 끝나도 떨어진 낱알을 주워 먹으려 쉼 없이 날아들었다.

겨울이 되어 눈이 내리면 먹을 것이 부족한 참새들은 민가의 양계장이나 외양간, 두엄더미 주위를 기웃거렸다.

그리고 밤이 되면 초가지붕 처마에 파고 들어가 단잠을 청한다.

밤이 깊어지면 형들은 'ㄱ'자로 굽은 국방색 손전등을 들고 처마를 뒤진다.

그리고 잠들어 있던 참새들을 새끼줄에 줄줄이 엮어가지고 온다.

시골집 부뚜막에서는 때 아닌 겨울밤중에 참새구이 파티가 벌어진다.

볏집이라는 바이오 땔감으로 구워낸 까만 참새구이 한 덩어리에 굵은 왕소금 몇 알로 어우러진 그 고소한 불맛과 쫄깃한 질감...

이제껏 다시 맛보기 힘든 지상 최고의 겨울철 영양간식이었다... 

이상은 제 옆지기의 참새에 대한 추억이었습니다. (참새의 추억이라기 보다는 거의 참새구이에 대한 추억이네요.. ㅜㅜ)

      

그러고 보니 정말 예전에 흔했던 참새도 요즘에는 보기 드문 새가 된듯 합니다.

예쁘게 생긴 모습에도 불구하고 한 때는 곡식을 먹어 치우는 害鳥로 분류하기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참새를 害鳥로 여기거나 남획을 하지는 않지만, 개발과 농약 사용으로 그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EBS 지식채널

   

참새는 몸길이 약 14cm(꼬리까지) 정도로 참새목에 속하는 텃새로서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1년에 약 4~8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농경지, 숲, 교외, 도회지까지 두로 서식하며 무리생활을 합니다.

 

참새는 해조로 오인받기도 했지만, 번식기에는 실제로 곡식보다 해충을 더 많이 구제하는 益鳥로서 특히 새끼를 키우기 위해 많은 양의 해충 애벌레를 잡아 먹습니다.

 

한 때 참새를 파리, 모기 등과 같이 해로운 동물로 여겼던 마오쩌뚱의 중국도 나중에는 허가없이 잡아서는 안되는 새로 지정했습니다. 

 

EBS 지식채널

  

참새는 한자어로 작(雀)이라 하며 늙은 참새를 무늬가 있다 하여 麻雀, 어린 참새는 부리가 노랗다 하여 黃雀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모양이 참새의 혀와 같이 생겼다 하여 녹차의 어린잎을 雀舌이라 부릅니다. 

바로 우리가 즐겨 마시는 雀舌茶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새가 살지 못하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참새나 제비처럼 늘 볼 수 있었던 주변의 것들이 어느새 하나 둘씩 사라져 버리고 단지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으로나 회상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나마도 추억하는 세대가 존재하고 있을 때 뿐이겠죠..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