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에션 충사는 현실속에 존재하는 이형의 존재인 벌레(곤충의 의미가 아닌)와 인간의 세계에서 이를 투영해낼 수 있는 존재인 충사(蟲師) 깅코가 세상의 여행을 통해 몽환적이고도 잔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에피소드를 그려내는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의 중세와 근대가 맞물리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세상 도처에 실재하는 가장 근원적이며 원초적인 형태의 생명체로서 다양한 성질과 힘을 지닌 '벌레'와 이러한 이형(異形)의 존재를 쫓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벌레들을 퇴치하는 충사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깅코는 벌레를 불러들이는 특이한 체질을 갖고 있어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충사들과 달리 깅코는 벌레와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인물로서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 무모한 행동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백발에 한 쪽 눈이 의안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결코 특이하지도 않은 외모와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며, 이형의 존재를 상대하는 이인(異人)으로서의 강력한 이능력을 지닌 사람도 아니지만, 벌레들에 대한 심오한 지식과 벌레로 인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믿음직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전근대적인 분위기와 몽환적인 느낌 때문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면서도 현실속 인간세계의 갈등을 표현하는 독특한 구성과 벌레와 충사라는 독특한 설정은 이 애니메이션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자 '자연과 생명'이라는 대전제의 주제를 형성하고 있는 메타포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확실한 기승전결 속에서도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고요한 구성, 허무하고도 덧없는 아름다움 그리고 다양한 이형의 존재들...
애니 충사는 그 신비하고도 몽환적인 판타지의 세계를 향한 로드-애니메이션 작품의 백미로서 가히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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