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의 황산대첩 배경과 의미 [&드라마 정도전 11회 리뷰]

  

  

드라마 정도전 11회에서는 이성계가 남원 일대에서 적장 아지발도가 이끄는 왜구를 격파하는 역사적 사건인 황산대첩의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이성계는 이 황산대첩의 혁혁한 전공을 바탕으로 최영과 함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중앙 정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고려말에는 왜구의 침략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는데 이러한 왜구의 노략질은 1376년 최영이 홍산대첩으로 대승을 거둔 뒤 한동안 잠잠했었으나, 급기야 우왕 6년 1380년 8월에 이르러 왜구의 대병력 선단이 지금의 충남 서천의 금강 하구를 통해 다시 쳐들어왔습니다.

당시 곡창지대인 전라·충청지역으로 쳐들어 온 왜구는 함선 500여척과 1만에 육박하는 대규모 병력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병단은 그저 단순히 노략질이나 하는 해적 수준이 아니라 체계적인 군사조직을 갖춘 정규군과 다름없는 전면적 침략이었던 것입니다.

     

왜구들은 타고 온 함선을 밧줄로 고정한뒤 상륙하여 삼남일대의 고을을 약탈하고 고려 백성들을 해쳤으나, 최무선의 화포에 의해 타고 온 함선들이 격파 당하자 지리산·황산 일대로 숨어든뒤 또다시 노략질을 감행하며 개경으로 진격하겠다는 성동격서(聲東擊西)로 우회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왜구가 이처럼 대규모로 침공한 배경은 당시 왜국 내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데,,

당시 일본은 지방 영주들이 크게 남북으로 나뉘어 극심한 내전을 치르던 중이어서 식량과 군량 등 병참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지방 영주들의 정예병들이 고려로 넘어와 약탈전쟁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려는 원의 잔당 북원에 대한 경계 및 소탕과 여진족 남하 움직임에 대한 방비, 명나라와의 불편한 정세에 따른 경계 등 국경 방어선이 길어진 탓에 강감찬 장군이 거란의 대병을 격파했던 귀주대첩 당시 20만에 가까운 병력을 운용할 수 있었 때의 고려처럼 이 당시에는 병력의 집결이 수월치 않았던데다,,

정치적·경제적으로 몹시 불안한 혼란기였기 때문에 왜구들에게는 고려를 침략하기에 좋은 기회였고 고려에게는 우왕 6년에 발생한 대규모 왜구의 침략 사건은 국가적 명운이 걸린 매우 위태로운 사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다행히도 상원수 나세와 부원수 최무선이 이끄는 1백척의 고려 수군이 화포를 함선에 탑재하여 세계 최초 함대함 포격전으로 왜구의 선단 500여척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두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진포대첩입니다.

  

그리고 이성계가 이끄는 1천여 고려군은 아지발도가 이끄는 1만이 넘는 왜구를 남원일대에서 완전히 격멸하는데 이것이 바로 황산대첩이죠.

결과적으로 진포대첩이 바로 연이은 황산대첩의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당시 왜구의 적장 아지발도는 '아기전사'란 의미(고려말'아지'와 몽골어 '바투르'의 합성어)로 고려군이 붙인 이름인데 얼굴이 희고 나이가 어리지만 지략과 용맹이 매우 출중하며 창술과 궁술에 능한 적장으로 묘사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정도전에서도 아지발도는 젊고 장창을 잘 쓰며 '군사를 마치 새와 구름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자유롭게 하는듯한 병력 운용인 조운지진(鳥雲之陳 : 출처. 육도삼략)'에 매우 능한 장수로 묘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성계는 남원에 양분되어 있던 왜구 병력의 후미 공격에 대비하며, 사료에서 묘사된 것처럼 여진족 출신 의형제 이지란과 함께 아지발도를 활로써 제압하고 황산에서 왜구 본진을 완전히 격파하며 말 1,700여 필을 노획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리며 마침내 홍산대첩과 진포대첩에 이어 왜구를 상대로 한 여말 3대첩 중 하나인 황산대첩을 이끌어냅니다.

  

이성계의 황산대첩의 의미는,,

이로 인해 조선중기 초엽 삼포왜란 전까지 대규모 왜구 도발의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는 점과 이성계의 중앙 정계 진출,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고려의 대외 이슈가 북방에 집중하게 됨으로써 이성계 '위화도 회군'의 나비효과에 어느 정도 작용을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최무선의 진포대첩도 조선초 바다를 장악하기 위해 함포 탑재가 가능한 평저선 함선인 판옥선의 제작기술과 화약제조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세종 즉위시기 선왕 태종이 주도한 이종무 대마도 정벌 및 임진왜란 당시 23전 23승 신화의 주역 이순신장군의 거북선 제조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인기 드라마 기황후가 역사왜곡 논란을 무릅쓰고 역사적 수난기에 파생된 애증과 복수를 테마로 하고 있다면, 드라마 정도전은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줄거리와 정도전의 민본정치를 테마로 한 정통사극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드라마 정도전이 황산대첩이후 급부상한 이성계의 대권을 향한 행보와 함께 정도전, 권근, 하륜의 이성계를 중심으로 한 합종연횡 및 이인임, 최영, 정몽주 등이 이성계의 대척점에 서는 과정을 어떻게 개연성 있게 묘사해 나갈 것인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매우 기대됩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