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두고 많은 축구팬들은 이미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강인의 주장 손흥민에 대한 주먹질 하극상 사태라는 더욱 경악스러운 사건이 보도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부패한 축구협회에 대한 개혁 문제와 무능하고 뻔뻔한 클린스만 감독 경질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새내기 대표 선수가 베테랑 주장에게 물불 안 가리고 덤비는 사상 초유의 인성 사태까지 더해져 황금세대는커녕 그동안 원팀이 아니었다는 한국 축구의 민낯이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총체적인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요르단과의 4강전이 열리는 날, 저희 가족은 대만 여행 중이었습니다.

남편이 워낙 축구 광팬이자, 동호회 축구 클럽팀(주말 조기축구회)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저 역시 어느새 찐 축구팬이 된 것 같습니다.

 

대만 여행 중 와이파이 도시락을 이용해 요르단 전을 확인하고 깜놀하여 남편에게 말해주자, 잠결에 듣고 있던 남편이 이불킥을 하고 벌떡 일어나더군요,

나중에 귀국하여 관련 플레이 영상을 찾아본 남편이 말하기를,, 이번 경기에서 우리 팀의 플레이가 매우 이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체력적 문제나 전술적 부재와는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선수들 간에 도무지 合이 맞질 않는 것이 팀워크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이며, 심지어 "그냥 될 대로 돼라"라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런 충격적인 일들이 있었군요..

 

아! 그런데 이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분명히 밝혀두어야 할 것은,,

이번 하극상 사태가 축구협회와 감독의 무능함을 희석시키는 의도적인 물타기로 계속 이용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번 대회 실패의 주요 원인은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에게 있으니까요!!

 

팀 가치의 우선순위와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

 

남편의 작은 일개 축구 동호회 클럽팀에서도,,

정말 여러 가지 다양하고도 미묘한 갈등과 불협화음이 있다고 합니다.

구성원 간의 개성도 다양하고, 개중에는 자신감과 의욕이 지나친 경우도 있으며, 파벌 간 갈등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런 갈등이 표면화되는 상황에서 시합을 하게 되면 한 마디로 개판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뭐 국가대표 선수들도 사람인데 갈등이 없었을까요?

아마도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제 겨우 대표팀 새내기의 이강인이 10년 차이가 나는 베테랑 주장인 손흥민에게 주먹질을 하는 하극상은 사상 초유의 일이며, 외국팀의 사례에서도 찾기 어려운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국가대표 선수는 일개 조기축구회가 아닙니다.

비단 축구 대표팀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조직이라도 그 팀만이 지녀야 할 가치와 우선순위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에는 각자의 동기부여와 사명감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논리를 상회하는 우선순위를 유지하기 위한 위계질서라는 것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관련 콘텐츠들의 내용을 종합해 본 결과) 이강인이 주장인 손흥민에게 "감독, 코치도 말을 안 하는데 왜 그러느냐?"라는 말과 함께 매우 무례한 태도로 대들었다는 내용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강인은 이런 생각이었을 겁니다.

 

  1. 휴게시간에 뭔 한들 이건 개인 문제인데 왜 간섭이냐?
  2. 탁구 치는 것도 단합 아니냐?
  3. 감독과 코치들도 말 안 하는데 네가 뭔데 그러냐? 주장이면 다냐?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심각한 이기적 논리의 오류가 있습니다.

 

일단 위 내용 중에서 1번과 2번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는 논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상황일 경우이며, 특별한 분위기에서는 당시의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에 의해 마땅히 바뀌어야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강인 하극상 사태가 벌어진 당시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요르단과의 중요한 4강전 일전이 얼마 남지 않은 전날 저녁 회식 시간이었다는 점
  • 체력적 문제로 인해 휴식에 전념해야 할 상황
  • 팀 단합을 위한 회합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팀원 전체가 함께 모일 수도 있는 상황
  • 게다가 팀 관리도 못하고 전술도 없는 감독을 믿을 수도 없는 상태

 

이 상황에서 누군가 분위기를 다잡고 단합 및 전략을 이야기하고자 주도해야 한다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팀 내 리더가 주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 상황이 각 개개인마다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말이죠.

그래서 우선순위 가치를 위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주체가 바로 리더이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팀 내 위계질서에 의한 조정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순간만큼은 개인주의를 위한 일반적 논리를 잠시 내려놓고, 질서에 따라 기치를 공유하는데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말한 일반적인 논리를 주장하며 일탈하는 것은,,

자신이 주장하는 논리는 하자가 없으므로 자신의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지만, 이것은 궤변을 핑계로 한 매우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행위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강인의 잘못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황의 경중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인드
  • 또래 선수들하고만 탁구를 치러 감으로써 전체적인 화합에 응하지 않은 점
  • 주장에게 주먹질을 하는 하극상으로 팀 내 위계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
  • 개인주의가 위계질서, 팀워크에 우선해도 된다는 착각 (사실 이 정도면 이기주의임)  

 

그런데 만약 이강인이,,

'나는 어리지만 어쨌든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고, 대표팀 내에서도 입지가 확실하니까 어설프게 나 건드리지 마라'라는 생각까지 있었다면 정말 최악인 셈인데 설마 이 정도의 인성은 아니겠죠?

 

손흥민에-대한-이강인의-주먹질-하극상-사태를-보도한-MBC-뉴스의-한-장면
이강인 주먹질 하극상 사태를 보도한 MBC 뉴스

 

위계질서의 중요성과 어린 꼰대

 

위의 3번의 경우의 문제도 심각한 부분입니다.

 

이번 사태는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이 먼저 어린 선수들의 행동을 사전에 차단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너무도 잘 알다시피 무능의 끝판왕에 안일한 태도, 그리고 이강인 중심의 팀 플레이를 지향하는 감독이 관리를 제대로 할리 만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임감을 느낀 손흥민이 나선 것이고, 이강인은 '네가 뭔데?'라는 생각으로 이와 같은 무례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자신이 상대할 위계질서 주도 대상은 일개 주장 따위가 아니라는 의미였겠죠.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꼰대라는 의미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권위주의와 불통'이죠.

그래서 주로 어린 세대들이 나이 많은 이들 향해 "꼰대"라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 세대들 역시 극단적 이기주의와 불통 측면에서는 역시 꼰대입니다.

일단 모든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돌려놓고, 꼰대라는 단어를 선점함으로써 공동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위계질서보다 철저히 개인주의를 우선하는 경향이 너무 노골적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이건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예요)

 

  • 하지만 개개인 모두가 자신의 개인주의만 존중하고 이것을 컨트롤할 장치를 무시한다면,,
  • 조직과 팀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황에 따른 우선순위는 엉망이 될 것이며,
  • 이는 결과적으로 구성원 모두에게 심각한 불이익과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정적 사회 현상의 범람 원인에는,,

그동안 세대 간, 성별 간 혐오와 갈라 치기 프레임으로 정권을 잡고 이득을 보아 온 일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이번 이강인 하극상 사태는 어쩌면,,

이미 우리 사회에 팽배해진 부정적 사회 병폐 중의 한 단면이 고스란히 압축되어 나타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위기의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황금세대를 구축하여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탈환하고,

그 우승컵을 주장인 손흥민이 마침내 팀 타이틀을 달성하며 먼저 들어 올린 다음,

미래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이강인에게 넘겨주는 그런 아름다운 상상은 완전히 산산조각 나고 말았습니다.

 

축구협회의 누적된 부패,

무능하고 안일함과 뻔뻔함이 도를 넘은 감독,

여기에 하극상과 심각한 팀 내분까지..

 

어려운 우리 사회에 활력과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로 나락에 빠졌습니다.

 

김판곤 감독의 인터뷰

전 벤투 감독의 지난 인터뷰 내용들

손흥민 부친인 손웅정 감독의 대회 직전 인터뷰

요르단 전 직후 손흥민의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인터뷰 발언 등..

 

당시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던 그 말들이 이제야 명확히 이해가 됩니다.

 

하루빨리,,

1. 축구협회의 과감한 개혁이 이루어지고

2. 더 빨리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다음, 비상 체제로 돌입하여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고,

3. 이번에 드러난 하극상 사태에 대한 적절한 대응 조치와 재발 방지책 등으로 막장이 되어버린 대표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합니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미래입니다.

비록 관련 기사가 보도가 되자 재빨리 사과문을 올리긴 했지만, 손흥민을 비롯한 선배 선수들에게도 속히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예선 태국 전에서는 일단 자숙과 반성의 시간, 그리고 팀워크를 위해 일단 이강인을 제외했으면 합니다.

이강인은 진정으로 반성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올바르게 성장해야 합니다.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스타성이 출중하다고 해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자는 결코 오래 기억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나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나저나 어쨌든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하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모든 현상과 사건은 다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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