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이와 비슷한 표현은 이미 이전부터 인용되던 말이었지만, 영화 '부당거래'에서 류승범 대사로 인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더욱 일반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호의를 권리로 여기는 사례를 초월하여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도리어 逆갑질을 하는 이른바 '공포의 을질'이란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의 호의가 너무도 당연한 인간들의 사례

 

예전에 남편을 따라 유료 낚시터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밤낚시를 하면서 커피를 끓여 남편과 남편 옆 주변 분들에게도 호의로 커피를 나눠 주었죠.

그런데 그중 어떤 한 사람의 일행들이 찾아왔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자기 일행들한테도 커피를 한 잔씩 타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남편과 저는 '이거 뭐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믹스 커피 다 떨어져서 없다고 단번에 거절했습니다.

물론 커피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지만, 먼저 양해를 구하며 묻는 것도 아니고, 너무도 당연하게 "이 분들한테도 커피 한 잔씩 타 주세요"라며 앞, 뒷말 없이 딱 이렇게 말하는 태도가 어이없어 단칼에 거절했던 것이죠.

 

얼마 전 뉴스에서는,,

어느 회사 대표가 회사 건물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젊은 여성 노점상에게 호의를 베풀었더니 나중에는 회사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휴게실까지 들어와 비치된 차를 마시거나 회의 중인데 탕비실에서 설거지까지 하길래, 이건 아니다 싶어 주의를 줬더니 미안한 기색보다는 서운한 티를 팍팍 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호이가 계속되니 둘리가 된 사연이었죠.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등장 캐릭터 비유)

 

그런데 이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은 이 밖에도 주변에서 너무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굳이 이런 유형들을 일일이 나열할 필요도 없어요.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호의를 계속 베풀면 어째서 권리로 착각하는 걸까?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경우라면,,

호의를 받게 됐을 때 감사함이나 미안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호의가 권리가 된다는 것에 대한 개연성은 전혀 없으며, 반복될 경우 받는 쪽이 오히려 무안하거나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계속된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걸까요?

정말로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처음부터 타인의 호의나 배려를 아예 당연시 여기는 번뻔한 소시오패스나르시시트가 아니라면,,

'을'의 위치라 할지라도 최대한 이득을 보겠다는 극단적 이기심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나보다 네가 더 나은 형편이니까, 그리고 네가 먼저 베푼 거니까, 그러다가 호의를 그만 두든지, 나를 비난하든지, 그런 건 나중 문제고, 일단은 지금 순간순간 최대한의 이득을 보겠다'는 심산인 것이죠.

그러니까 타인의 호의를 권리처럼 이용하려는 자들은 매우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유형들 이 외에도 이처럼 뻔뻔한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자아 과대망상증 환자
  • 의존증이 강하고 자립심이 부족한 자
  • 자기 연민이나 피해 의식이 강한 자
  • 보상 심리가 매우 강한 자
  • 고마움을 모르는 자
  • 특권 의식을 가진 자
  • 자신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보라고 생각하는 자
  •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자
  • 게으른 자
  • 타인에 대한 배려심 자체가 없는 자
  • '을'인데 갑질하려는 자
  • 배려심, 타인 존중감, 자존감은 없고 자존심만 있는 자

 

애니메이션-워킹의-브라더-의존증-누나-캐릭터-장면-참고-이미지
애니메이션 '워킹'에 등장하는 '브라더 의존증' 캐릭터. 본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참고 이미지

 

위에 열거된 부류의 사람들은 성격, 교육, 환경, 양심, 인성 등..

이러한 요인들 중에서 어떤 특정 요인이나 혹은 여러 부분에 걸쳐 가치관 형성 자체가 잘못된 상태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는,,

사회의 부정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크기 때문에,

그 사회의 분위기, 즉 진정한 공정과 상식,

그리고 행위에 대한 올바른 대가가 제대로 적용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정치, 교육, 종교, 의료 등 주요 사회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해야 뻔뻔함이 일상이 되는 오염된 사회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것은 비단 이번 주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올바른 사회로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악의 평범성,

사악함이 일상이 되는 막장 사회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한 부분의 사회 현상만 보고 각개 대응해서는 안 되며,

복합적인 모든 사회, 국가, 역사 문제의 숨겨진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철저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배려와 호의를 받을 자격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개체 이외의 대상에게 배려를 베풀 수 있는 것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가치 행동입니다.

 

하지만 배려와 호의를 베푸는 데에도 이제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베푼 호의가 오히려 악의 평범성을 키우는 씨앗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악의 근원은 극단적인 이기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호의를 베푸는 행동은 매우 인간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 상대가 이런 배려를 지극히 당연시하고,
  • 심지어 권리를 행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 도리어 逆갑질(을질)을 하려는 기미가 보이는 즉시, 단호하게 지원을 중단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진정성 있는 배려와 호의를 자존심 때문에 무조건 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려를 받는 입장에서 '왜 상대방이 내게 호의를 베풀었는지?'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만이 그러한 호의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받는 입장에서도 상대방이 자꾸 호의를 베풀면,,

'무슨 의도로 나에게 이렇게 베풀지?'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설령, 상대방의 배려가 흑심이 아닌 진심이라 할지라도, 반복적이라면 스스로 이러한 도움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정심을 받는 것 같아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문제와 상관없이, 자존감이 높은 이들은,,

누군가로부터 대가 없는 도움을 자주 받거나,

자신의 노력 없이 주어지는 결과물에 대해 지극히 경계합니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자신을 나약하고,

이기적으로 만들어,

결국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무조건 상대방의 도움을 거절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상대방의 호의가 진심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입니다)

그러나,, 

  • 지속적인 배려가 과연 나에게 진정 유익한 것인지,
  • 내가 과연 이러한 호의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현명한 배려와 호의를 받을 자격..

지금 우리 사회에 추가해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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