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카타르 아시안컵이 개막하여, 이제 우리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가 곧 펼쳐질 예정입니다.

 

우리 한국팀은 언제나 이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되어 왔고, 15회나 본선에 출전하여 이란과 함께 아시안컵 본선 최다 진출국이며, 2번의 우승, 4번의 준우승, 4번의 3위 성적을 기록해 10번 이상을 4강에 진출한 강팀입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팀은 유독 아시안컵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습니다.

한때는 아시안컵을 아시안게임보다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어느덧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64년 동안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지 못해 마치 향수와도 같은 갈증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래서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조규성 등..

역대 최강의 멤버를 구성한 지금의 이 황금세대에 반드시 아시안컵 우승을 해야 한다는 목표가 한국 축구의 절박한 당면 지상 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아시안컵 본선 무대 진출이 일생의 꿈인 나라들

 

최근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의 국가적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최초로 출전한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은 중국을 맞아 죽을 각오로 덤벼들어 소중한 승점 1점을 빼앗아 갔습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타지키스탄 등등..

아시아 내에서도 결코 축구 강국이 아닌 팀들이지만, 모두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들입니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리그가 있고 싸움이 있고 그들만의 용광로 같은 축구 열기와 나름의 영광 또한 존재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 개최국이 가진 특권이 아닌 자력으로 따낸 이번 성취에 대해 이 나라 사람들 모두 태어나서 처음 느낀 일생의 희열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드디어 첫승을 따냈던 그날의 감격이 이들에게는 자력으로 아시안컵 본선을 이루어낸 날과 같습니다.

 

한때 아시안컵을 올림픽 예선이나 아시안게임보다도 등한시했던 우리에게 이러한 감동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1승을 따냈을 때의 감동과 환희를 유럽이나 남미 팀들이 '이제 겨우 첫승을 하고 웬 호들갑?'이라고 여겼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팀들을 보고, '아시안컵 본선 참가가 그렇게 어렵고 특별한 건가?'라는 질문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아시안컵 본선 무대로 향하는 여정은 우리가 월드컵 예선전을 통과하는 과정 그 이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1차에서 3차에 이르는 전쟁 같은 아시안컵 예선 과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월드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바로 이 아시안컵이 평생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우선 한국 팬들에게 아시안컵 1차 예선과 3차 예선은 상당히 낯선 경쟁입니다. 대부분 2차 예선에서 바로 아시안컵으로 직행했기 때문이죠.

 

아시안컵 본선 24개국을 결정하는 과정,,

1차에서는 아시아에서 피파 랭킹이 낮은 팀들이 싸워 2차 예선 참가를 다투고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언제나 2차 예선에 직행된 상태였고, 랭킹이 높아 1차 예선은 참가조차 해 본 적이 없습니다. 

 

1차 예선 현장은 월드컵 최종 예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혈투가 펼쳐지는 전장입니다.

동남아는 아시아 축구의 약체들이지만, 축구에 미친 나라들입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승부를 펼쳐 경쟁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1차 예선을 통과하면,,

마침내 아시아 강팀이 모두 나오는 2차 예선에 참가하게 됩니다.

당연히 본선 진출 티켓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강팀들이 일단 가져가고,

이제 나머지 출전권을 두고, 2차 예선 탈락 팀들끼리 또다시 치열한 전쟁을 치릅니다, 

이들 만의 3차 예선이 펼쳐지는 것이죠.

 

이들의 사실상 진짜 승부처는 바로 3차 예선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쿠웨이트, 우즈베키스탄 같은 아시아의 다크호스 팀들까지 3차 예선에 남아 있었고,

수많은 동남아 팀들과 일부 중앙아시아 팀을 포함해 총 24개의 국가가 치열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쿠웨이트는 요르단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게까지 밀려 조 3위로 탈락했습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아시안컵 본선이 누군가에겐 이토록 치열한 전장을 넘고 넘어 비로소 도착한 꿈의 무대인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시아 약체들은 올해에도 자국이 출전하지 못하는 아시안컵인데도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TV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아시안컵 본선 무대는 곧 우리와 같은 강팀들의 월드컵 무대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2022-카타르-월드컵-당시-마스크-투혼의-손흥민-경기후-마스크를-벗고-박수치는-손흥민-모습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마스크 투혼의 손흥민

 

 이들에게는 손흥민이 곧 '메시'이다 (한국이 꼭 우승해야 하는 이유)

 

우리 한국 축구팬들은(아니, 한국인들은) 손흥민의 뛰어난 활약과 환상적인 골 득점, 그리고 훌륭한 인성에 열광합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나면서 국가 선택의 기회가 없습니다.

국적은 내가 잘한 무엇인가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그저 눈떠보니 만난 인연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브라질인이 월드컵 우승에 느끼는 감격, 우리가 아시안컵 우승이나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 진출, 그리고 아시아 약팀들의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서 느끼는 환희는 똑같은 감정일 것입니다.

축구 강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자신이 잘해서 축구 강호에서 태어난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팀임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뜨거운 응원 역시 값진 것입니다.

 

우리의 응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한국은 아시아 대륙에 속해 있고,

손흥민은 이미 자신이 태어난 나라인 이 대한민국과 아시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축구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놀랍게도 한국인만의 자부심이 아니라 아시안들의 자부심이 되어 있습니다.

아시아인들에게 손흥민은 단지 한국 선수 그 이상이며, 그들에게 손흥민은 곧 메시입니다.

아시아 축구팬을 만나본 사람들은 그들이 손흥민의 득점에 아시아인으로서 얼마나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지 알 것입니다.

 

유럽 빅리그에서 백골을 기록한 직후,

손흥민은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들 모두가이 성과를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던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항상 내가 최초의 아시아 선수라서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손흥민은 자신이 남기는 수많은 아시아 축구의 유산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 회자될 서사는 바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꿈이라 믿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수많은 인생들도 있습니다. (부정한 권력자, 범죄자, 전범자, 사이비 교주 등..)

반대로,,

좋은 기운을 다수의 타인에게 전파하여 표현할 수 없는 긍정적인 세상을 형성하는 동력이 되고, 이러한 기운을 다음 세대를 만들 온기로 만드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에너지를 심어주는 사람의 기운이야말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아시아 축구계에서 손흥민은 바로 그러한 존재입니다.

 

아시아 유소년들에게 호날두, 메시의 득점과 손흥민의 득점 색깔은 그 결이 다릅니다.

같은 아시아에 속한 그들에게 손흥민은 아시아의 레전드이자 자부심의 유산입니다. 

우리가 만날 다음 아시안컵에는 제2의 손흥민, 김민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 모두는 우리와 같은 심정으로 우리의 영혼들을 흠모하고자 했던 꿈나무들일 겁니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반드시 우승해야 합니다.

자신의 팀을 제외하고 많은 축구팬들이 한국의 우승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손흥민이 있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시아의 축구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안타깝게도 아직 우승 타이틀이 없는 무관의 제왕입니다.

김민재가 이미 나폴리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두 번이나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강인마저 어린 나이인 데다 빅클럽인 PSG에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우승 멤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 리그 개인 득점왕에 오른 것 이 외에 우승 타이틀을 아직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축구의 신 메시가 마라도나에게 비견되지 못하고, 자국팬들에 대한 부담감에 치를 떨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이 뛰는 아르헨티나 팀이 한 번도 월드컵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는 그 꿈을 이루었고, 아르헨티나 팀 동료들은 팀의 우승과 더불어 마지막 월드컵이 될 메시를 위해 죽을 각오로 뛰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아르헨티나는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메시는 이로써 마라도나와 비견되는, 아니 그 이상의 많은 업적들이 마라도나를 뛰어넘는 살아있는 전설의 마지막 퍼즐로 맞춰진 것입니다.

정치, 경제 문제로 피폐해져 있던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환희와 감동 속에 삶의 시름을 잠시 잊고 새로운 희망의 동력을 찾았습니다.

 

우리 한국이 반드시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 요 몇 년 새 어느 순간 눈떠 보니 후진국으로 전락한 가장 어두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64년 만의 정상 탈환이라는 숙원을 풀어주고,
  • 손흥민에게는 어쩌면 캡틴으로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안겨줄 수 있도록..
  •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의 영광을 다음 순위에 두고서라도 모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시안컵에 관심을 가진 모든 세계 축구팬들과 함께 우리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해 대륙 컵에 참가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이번 아시안컵 무대의 맨 마지막에서 가장 빛나길,

그리고 손흥민과 함께 한 우리 대표팀이 다시 한번 미래 세대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길 뜨겁게 응원합니다.

 

대한민국의 우승을 다시 한번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검색해 보다가 유익한 관련 포스트들을 한번 모아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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