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터무니없는 수출규제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써의 지소미아 종료 D-day인 어제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 협정, 즉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조건부 유예 결정과 WTO 절차의 일시 정지를 발표했다.

  

그동안 일본의 대한 수축규제를 지난 7월1일 이전의 상태(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전)로 되돌리지 않는 한 예정대로 지소미아 연장을 종료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론에 따라 이 협정에 대한 종료는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종료 시한에 임박하여 이와 같은 뜻밖의(?) 결정이 내려지자 이에 대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참고 이미지 : mbc뉴스 (이하 동일)

  

많은 국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지소미아 종료를 찬성해왔기 때문에 이 유예 결정이 발표된 직후에는 실망감과 다소의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정부가 이와 같은 결정을 한 배경과 '향후 이로 인한 파장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필자 역시 신뢰할만한 언론보도를 통해 이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배경

 

1. 미국의 방위비 분담 압박 증가 및 무역제재 압력 여지 차단

 

미국은 지속적으로 지소미아 유지를 요구해왔고,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더욱 강화할 빌미로 삼을 것이며, 아울러 무역제재에 대한 카드로 활용할 수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종료 유예의 직접적인 원인이 미국의 압박 때문은 아니라고 보며, 가장 큰 배경은 아래의 2번이다.

 

2. 일본의 물밑 협상 움직임 (종료 직전 일본의 변화가 있었으나 완벽하지 않음으로 유예를 결정)

 

당초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풀겠다는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외교간 채널을 집중적으로 가동하면서 한일간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대화하기로 합의했다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음 달 한일간 정상회담에도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이 주장했던 강제징용 문제 선결이 아닌, 지소미아 종료를 카드로 일본의 움직임을끌어냈으므로 일본에게도 행동할 명분과 여지를 준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은 표면적으로 여전히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관련한 사안은 그저 동시에 발표되었을 뿐 관련성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러한 궁색한 변명에는 일일히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일본과 똑같은 방식대로 키를 쥐는 방법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을 포괄 허가에서 제외하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함으로써 언제든 이러한 압박카드를 활용하며 한국 길들이기를 하고자 했다. (물론 자신들의 셈법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한국 역시 올 12월 31일까지로 추측되는 시한 동안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는 결정을 함으로써 일본의 태도 여하에 따라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들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게 했던 방식대로 우리 역시 일본의 간을 보겠다는 것이다. 

  

4. 기타

 

이 밖에 국내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일부 세력들이나 미국, 일본, 그리고 세계 여론을 향해 한국 정부가 일본에게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으며, 앞으로는 일본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메세지를 보낸 효과도 염두해 두었을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에 대한 향후 전망

 

1. 공은 일본에게

 

이제 공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한국이 명분을 쥐어준 만큼, 그리고 이제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만큼 더이상 계속 미국 숨어 대내적인 언론 플레이로 일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한국이 일본에게 수출품목에 대해 다시 이전의 포괄 허가로 전환할 수 있는 절차적 시간 만큼 종료를 유예해 준 셈이기 때문이다.

 

2. 강제징용 문제는 여전한 불씨

 

한국 정부는 목적대로 지소미아 카드로써 일본이 수출규제에 대한 협상을 하도록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강제징용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물론 일본이 표면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한 배경은 강제징용 판결 때문이 아니라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 때문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 문제로 인해 일본이 몽니를 부리거나 온갖 변명으로 시간만 끌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3. 이럴 때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이번 결정으로 한국 정부는 일단 미국으로부터 받아온 한 가지 압박을 일단 제거했다.

이젠 날강도 같은 미국의 방위비 협상에만 집중하면 된다.

여기서 집중이란,, 바로 시간을 끄는 것이다.

트럼프의 재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급한 것은 미국쪽이다.

 

  

4.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지속되어야 한다 (전략 산업 부문에서 '탈일본화' 노력도 계속 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지금과 같은 불매운동은 계속 지속되어야만 한다.

아니, 오히려 바로 지금부터 그 강도를 더욱 바짝 죄어야만 한다.

정치공학적이지 않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야말로 조선시대의 의병과 같이 일본이 예상치 못했던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러한 행동이 일본내에서도 아베를 압박하는 가장 큰 힘으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니클로 내복 한 장에..?   

"한국의 불매운동은 얼마 가지 않을 것이다"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해?"

라는 식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끝없이 간보기하며 기만하고 조롱하는 유니클로 내복 한 장에 정신줄을 놓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긴박했던 D-day에 대한 결론

  

결론적으로 이 결정은 언뜻 보면 우리가 손해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1. 일본에서 이번 사태의 빌미로 잡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2. '합의=유예'라는 균형을 맞췄으며, 3. 아베 정부의 일본내 명분을 쥐어주고 절차 해결을 위한 시간을 배려한데다, 4. 지소미아와 관련한 미국의 간섭을 배제했으며, 5.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언제든 종료를 할 수 있는 키는 여전히 쥐고 있으므로 결코 우리에게 나쁜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격동하는 동북아 국제정세에서 주권과 생존을 넘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나라'가 되려면 지금 이후부터가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므로 이러한 외부 위협과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깨어있는 자주적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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