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말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어록 중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가 마막바지로 치닫을 1979년 9월 무렵, YS가 국내 문제를 외국 언론에 알렸다는 것을 빌미로 여당이 단독으로 YS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안을 통과시키자, 이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말이 바로 이 말입니다.

  

 

아무리 민주 인사를 탄압한다 해도 민주주의의 실현은 역사적 흐름이며 필연적인 대세임을 강경한 은유적 표현으로 이야기 한 것이죠.

이 말은 당시의 시대상황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담은 명분에 매우 적절하게 부합되어 표현된 어록으로 각인된만큼 목숨을 걸고 독재에 항거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회자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이제 김영삼 전 대통마저 서거함으로써 한국 현대사에 있어 정치계의 거목과 거산으로 지칭되며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이었던 인물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분들이 비록 군부독재 시대의 장막을 헤쳐나감에 있어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격동의 한국 정치사를 새롭게 써내려 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새로운 새벽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닭이 울지 않아도 새벽은 왔지만, 요즘 날씨처럼 햇빛이 청명하게 뜨는 맑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기에 날이 밝았다 해도 그저 밝지만은 않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또한 진정한 민주화를 상징하는 햇빛 찬란한 새벽을 이야기 했을테지만, 군부독재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프로그램에 의한 독재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친근하게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과 SNS, 그리고 생활편의를 가장한 갖가지 빅브러더 장치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 제도권 교육에 대한 참교육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며 민주화의 시계를 냉정하게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민주화는 '내가 이 사회의 주인인가?'하는 각성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여기에 '이념'이란 괴물은 그저 정치적인 도구에 불과한 핑곗거리에 지나지 않을 뿐, 해가 뜰 수 없는 새벽은 여전히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종합적인 역사의 평가는 다음 세대의 몫이겠지만,,

YS의 어록 중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번 기회에 아예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짱쩌민 중국 주석과 회동한 자리에서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망언 도발에 대한 일갈의 꾸짖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중앙청이라 불리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고, 동해상 독도 인근에서 길길이 날뛰는 일본의 항의를 묵살하고 우리 해군의 해상기동훈련을 감행하기도 했습니다.

 

 

눈앞의 가까운 정치적 계산보다는 큰 명분에 따라 실천적인 행동으로 움직였던 큰 정치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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