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Oblivion)

존재를 위한 망각, 선택된 죽음을 위한 기억  

반전의 흥미요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화를 안보신 분은 이 포스트를 읽지 마세요. ^^;

   

  

오블리비언 Oblivion

톰 크루즈 주연. SF 액션  2013년 미국

      

  

달을 파괴한 외계인의 침공..

핵무기의 사용으로 외계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지구를 잃어야 했던 인류는 토성의 두 번째 달 타이탄으로 이주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인 거대한 우주정거장 '테트'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마지막 정찰병인 '잭 하퍼(톰 크루즈)'는 동료인 '비카(빅토리아 :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와 함께 테트의 사령관 '샐리(멜리사 레오)'의 원격 지령을 받으며, 황폐화 된 지구의 바닷물을 수거하여 에너지화 하기 위한 No.49 구역의 수력설비시설을 관리하는 기지 타워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지구에 남아 있는 외계 생명체들의 간헐적인 공격을 소탕하기 위한 '드론 (무인 원격 조종 비행체)'을 수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 여기까지가 바로 인류가 이미 지구를 잃게 된 이유이자 현재까지 드러나 있는 현실이며, 잭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  

    

   

그러나, 보안을 위해 삭제되었던 기억의 부분적인 재생과 고향별 지구에 대한 아련한 애정, 이미 전쟁에서 패하고도 집요하게 드론을 공격해 오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존재,, 

그리고... 잃어버린 의식을 재현하듯 늘 잭의 꿈 속에 나타났던 여인, 즉 잭의 아내인 '줄리아(올가 쿠릴렌코)'의 불시착 등.. 

   

     

잭은 동료이자 오피스커플로서 완벽한 팀웤을 이루고 있던 비카와 함께 본부인 테트에 합류하기로 되어 있던 시점을 불과 2주 남겨둔 상황에서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지게 되고, 마침내 망각의 펜스 너머에 가려져 있던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외계인을 위한 망각

  

잭이 기억을 되찾게 된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삭제된 기억은 결국 외계 기계생명체 테트를 위한 것이었고, 황폐화 된 지구에 남아있는 외계인으로 알고 있던 자들은 생존한 인류이며, 타이탄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 타이탄 탐사 임무를 띠고 출항한 오딧세이 승무원이었던 줄리아, 비카 등과 함께 외계 물체를 탐색했던 오딧세이호의 사령관 잭은 비카와 함께 테트에 의해 복제되어 지구를 침략했고, 현재는 할당된 구역을 맡아 남은 지구인들을 공격할 드론을 수리하며 지구의 바닷물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줄리아를 비롯한 다른 승무원들은 수면캡슐에 잠든 채 우주공간으로 대피시켰었기 때문에 잭과 비카만이 테트에 의해 복제되고, 줄리아는 60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주공간에서 잠들어 있다가 잭을 자각시키기 위한 '말콤(모건 프리먼)'에 의해 전파 유도되어 불시착한 것입니다.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하기 위한 자각

  

말콤을 중심으로 한 생존자들이 그동안 드론을 공격했던 이유는 바로 드론의 연료전지들을 모아 테트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콤 일행은 '잭49(톰 크루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훔쳐낸 드론을 스캔할 수 있는 자로서 잭49를 선택한 것입니다.

   

 

테트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서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잃어버렸던 기억과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 잭49는 마침내 말콤과 더불어 테트의 심장부를 마지막 최후의 장소로 선택합니다.

   

  

기억은 곧 존재이며, 자아일까?

    

잭이 말콤과 함께 테트를 파괴한 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짧은 시간 동안 잭49와 함께 했던 비밀장소였던 집에서 엄마가 된 줄리아에게 말콤 일행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줄리아는 말콤 일행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 즉, 줄리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잭(52)을 바라 보게 됩니다..  


- 줄리아를 데리고 비카와 함께 했던 49수력설비시설을 벗어난 잭49는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알고 있던 제한 구역에서 '잭52'라는 또 다른 자아와 맞닥뜨린 적이 있습니다 -

  

   

하지만, 줄리아는 테트를 파괴한 잭49와 처음 마주했을 때에도 그가 예전의 원래 '잭 하퍼'가 아니란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비카49 역시 잭49 보다도 더 빨리 기억을 되찾고 현실을 자각했었는지도 모릅니다.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예요"   "당신은 오로지 그녀 뿐이었어요"

줄리아와 비카49가 각각 했던 이 말들은 그녀들이 이미 잭49 보다 먼저 현실을 자각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억은 곧 존재이며, 그 존재는 원래의 자아일까요?'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적인 SF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어둡고 침침한 분위를 탈피하여 밝고 아름다운 영상들을 선사함과 동시에, 아울러 이러한 물음에 대한 진한 여운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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