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사랑에 살다 19·20회 리뷰] 빠른 결말을 위한 무리한 개연성의 설정

어떤 컨셉으로,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던 사극 '장희빈'이었는가?

 

 

   

장옥정 사랑에 살다 20회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중간에 다음 후속 드라마 광고가 나오는 걸 보니 엔딩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네요.

 

조선시대 패션 디자이너 장옥정, 오로지 숙종 이순과의 순수한 사랑에 눈이 먼 비운의 여인 장희빈을 부각시키려던 당초의 제작 컨셉은 오히려 김태희의 연기 논란과 더불어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모호해졌습니다.   

   

  

그러나 착한 장희빈에서 벗어나 차라리 기존 장희빈의 이미지로 회복되는 시점에서 조금씩 시청율을 만회되는듯 했습니다만,, 장옥정이 중전에 등극한 이번 회차부터 오히려 이제는 서둘러 마무리 하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질만큼 극의 전개가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장희빈에 관련된 전반적인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장희빈이라는 사극의 소재는 그동안 꾸준히 '방영불패'를 자랑해 왔습니다.

  

  

그러한 원동력은 주연급 연기자들의 연기력과 제작진의 연출 구성력 뿐만 아니라 '장희빈'이라는 역사적 소재 자체가 정치적 희생양으로서 비운의 시대를 살아갔던 궁중 여인들의 처절한 이야기란 점에서 많은 이들로 하여금 공감과 흥미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착한 장옥정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장희빈으로 거듭나는 잠깐 동안만큼은 예전의 사극 '장희빈'의 인기를 조금 만회하는듯 했지만,,

마침내 중전에 등극한 이번 주 회차를 기점으로 극의 전개가 순식간에 장희빈의 파멸로 치닫는 정신없는 전개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걸맞는 개연성을 설정하고 있긴 하지만, 시간적 흐름의 전개가 너무 억지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듯 합니다.

 

장희빈의 파멸 과정은 보다 복잡한 정치적 사안과 궁중 여인들의 합종연횡과도 같은 암투의 과정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파생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희빈의 파멸 동기는 오로지 강박에 가까운 '불안'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숙종 이순의 변심 동기 또한 이러한 장옥정의 히스테리에서 비롯된 투기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에서 기인한 것이 대부분일 뿐, 왕권 강화를 위한 피치못할 정치적 선택 과정에서의 심리적인 갈등이 존재할 여지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결국, 이제 남은 것은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 장면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왕실 전속 무속인까지 등장하여 장희빈이 몰고 올 조정의 피바람에서부터 인현왕후의 중전 복귀 후 임종이라는 모든 결말을 예고하는 등, 두 번의 환국(換局)이 일어날만큼 서인과 남인의 오랜 갈등으로 야기되었던 궁중 여인들의 암투에 대한 비극적 결말은 무속인의 예언이 개입되면서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린 '과정과 결과의 희석'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기존 장희빈과는 다른 색다른 관점을 시도했던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결국 무리한 컨셉으로 인해 매끄러운 구성이 상실되고, 결국 서둘러 결말을 짓고자 무리한 개연성 설정과 지나치게 빠른 극전개로 갈무리 하려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제 재미있어질만 하니까 벌써 후속 드라마 광고가 나오길래 오랜만에 한 번 포스팅해 봤습니다. ^^;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