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의미있게 보내기와 까치의 설날

 

 

어린시절 설날의 추억

   

어렸을 때 가장 기다리던 명절은 뭐니뭐니 해도 설날이 으뜸이었죠.

사촌 형제들과 많은 손님들의 방문, 맛있는 음식들과 떠들썩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가슴 벅찬 명절이었죠. ^^;

  

어렸을 때는 어른들 일하시는라 힘든 것 보다도 제사를 지내는 모습과 명절 때만 먹게 되는 차례상 음식들, 그리고 설빔 한복, 오랜만에 보는 친지들, 정종 냄새와 향불 냄새 등... 뭐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이러한 명절 분위기가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경우에는 오랜만에 방문한 사촌형제들과 썰매타기, 연 날리기, 토끼몰이 등등 들로 산으로 뛰어 놀던 기억도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설 명절 때면 TV에서 정말 재밌는 프로 많이 했었죠.

설날 특집으로 코미디 프로도 하고 만화영화나 명화극장도 특별히 편성되고 특별 스포츠프로도 방송하는 등 TV방송부터 명절 분위기가 팍팍 났었습니다.

     

        

'색동 설빔 입고 세배…설날의 추억' 설 관련 보도 이미지 [링크] SBS 뉴스

김준근의 '설날 널뛰기' 이미지 인용한 기사 [링크] [고미석의 詩로 여는 주말]‘어머니와 설날’ 동아일보

    

  

요즘에도 설 명절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하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옵니다.

외형상의 명절 모습은 크게 바뀌진 않은 것 같습니다만,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한다든가 명절연휴는 부모님이 계신 곳이나 고향에서만 보낸다든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변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세태를 모르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린시절에 느꼈던 그런 명절 분위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의무적으로 치러야 하는 연례행사의 하나가 되어버린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많은 가족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것은 바로 명절 덕분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대가족이 모여 오랜 시간 동안 직접 차례음식들을 모두 직접 준비한다든지, 명절 당일 뿐만 아니라 전날과 이튿날까지 가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거나 윷놀이, 병풍놀이(점당 얼마씩 하는거)를 함께 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까치의 설날

   

예전엔 설날이 다가오면 "까치 까치 설~나알은 어제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래를 많이 들을 수 있었죠.

 

이런 노래를 듣다 보면 '우리(사람)들이 지내는 설날의 바로 전날은 까치들의 설날이구나..' '명절을 지낼줄 아는 새라서 사람들이 까치를 좋아하나부다' 어릴적엔 이런 상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설 명절 전후엔 까치그림이 많이 보였거든요.

하지만 설날 전날이 '까치의 설날'이란 의미의 어원은 사실과는 달리 조금 복잡하게 와전된 것 같습니다.

  

 

 

 

설 + 날 = '새롭다(新)'의 순우리말 + 날

까치 : 새종류인 까치를 일컬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자어 '까치 작(鵲)'과 같은 발음인 '어제 작(昨)'이 혼용된 것 같습니다.

 

순우리말 어원으로 보면 '까치의 설날'이 꼭 설날의 전 날이나 까치들만의 설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아무튼 이 동요가 들리기 시작하면 설명절이 코 앞이라 막 설레기 시작했고 까치들이 더 예뻐보였던 것 같습니다. 

과수원의 천적인 까치가 엄청나게 텃세가 심하고 성미 고약한 새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이긴 합니다만... ^^;

  

 

의미있는 설 명절이란..

  

개인적으로 이번 설 명절은 얼마 전 어머니께서 건강이 악화된 일로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리 시숙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서 차례를 지낼 수 없는 상황이라 많은 설음식들을 준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린 상태이며 모두 흔쾌히 이애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형제 가족들과 이번 설에는 특별하진 않지만 좀 다르게 지내기로 약속했죠.

형제들이 각각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떡과 만두도 분담했죠.

음식 나누어 먹으면서 밤늦게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 놀이용품도 준비해서 마음껏 놀게 하고 어른들끼리 할 수 있는 전통놀이도 준비하고 (가족 화합에는 뭐니뭐니해도... GO&STOP이 최고죠 ^^;) 

 

설 연휴 마지막 날엔 형제들끼리 가까운 교외에서 아이들 연날리게 해주고 (이게 아이들 숙제이기도 합니다. 연을 나누어 주더군요), 고구마 구워먹기로 했습니다.

 

 

'색동 설빔 입고 세배…설날의 추억' 설 관련 보도 이미지 [링크] SBS 뉴스

    

  

제 생각입니다만,,

부부와 자녀가 1차 가족이라면, 형제 가족과 부모님은 2차 가족이 될 수 밖에 없는 핵가족화 된 현실이지만, 옛날 대가족 제도에서는 다 한 집안 가족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의미있는 설 명절이란...

각자 바쁜 일상을 보내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만나 즐겁고 다정한 소통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차례와 성묘도 중요하지만, 갈등이 있었다면 화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늘날 명절의 의미가 아닐까요?

  

모두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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