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의 서 7·8회 리뷰

구가의 서 : 인간이 되기 위한 수호령에게 주어진 환웅의 마지막 언약서

    

  

최강치의 어깨를 짚은 손, 以言制動의 이순신

  

구가의 서 7·8회는 객관 식솔들의 참극으로 반인반수의 존재를 자각하여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최강치와 그를 해하려는 조관웅, 그리고 속세를 벗어난 강치를 보호하려는 소정법사와 담여울의 각고의 노력을 그린 회차였습니다.

  

그러나 자칫 복잡하고 산만하게 전개될 수도 있었을 이번 두 회차에서 극의 안정감과 새로운 균형을 맞춘 극중인물은 바로 좌수사 이순신(유동근)이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이순신은 말(대사)로써 강치를 해하려는 조관웅의 행동을 제압함과 동시에 강치의 폭주를 일시 잠재울만한 以言制動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습니다.   

 

극중에서 이순신은 강치에게 있어 박무솔 다음으로 자신의 어깨를 짚어준 두 번째 인물인 셈이죠.

어린시절, 또래 아이들에게 받은 설움을 달래주던 박무솔의 손이 닿았던 강치의 어깨를 짚어준 이순신의 손이 이번에는 강치를 죽음의 위기로부터 구한 것입니다.

    

 

 

이순신의 역을 맡은 유동근은,, 

절대 악역이라해도 너무나도 집요하고 잔인한 조관웅의 악행으로 누적된 시청자의 피로감과 자연스러운 극 전개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강치와 여울의 미성숙한 대사와 시대에 맞지 않는 파격적인 행동을 상쇄하는 균형추와도 같은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사극본좌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좌수사 이순신이 관아에서 강치를 구출하는 장면에서 은퇴한 참판 조관웅이 이순신을 하대하는 모습은 시청들로 하여금 다소 의구심을 갖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관직의 품계로 볼 때 참판은 종2품, 수군절도사(수사)는 정3품이었으므로 조관웅의 품계가 한 등급 높다고는 하나, 설령 현직 관리끼리 대면을 했다 해도 품계가 높다고 초면부터 하대를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미 관직에서 물러난 자가 현직 수군절도사에게 초면부터 하대를 하는 것은 조관웅의 악한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해도 매우 부자연스러운 연출로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청조 이유비의 연기력

 

구가의 서 7·8회는 이순신의 역을 맡은 유동근 외에도 박청조 역을 맡은 이유비의 연기가 눈에 띄는 회차였습니다. 

  

 

 

역적의 가솔로 몰려 춘화관으로 끌려온 청조(이유비)는 수치목에 매달려 울분을 토하고 기방의 기녀들로부터 온갖 따돌림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을 구하러온 강치에게 부친의 누명부터 벗기고 찾아오라는 말과 함께 결국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내어놓으며 목전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애절한 과정을 무리없이 연기해 냈습니다.

 

 

 

 

그동안 이유비에 대해서는 착한남자에서 강초코 역을 맡았다는 것과 견미리의 딸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첫 등장부터 극 흐름에 부합하는 매끄러운 사극 연기로 주목을 받더니, 이번 회차에서는 수치목에 묶여 오열하는 애잔한 노출 연기로 이승기·수지 커플은 물론 동시간대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김태희 목욕씬 보다 훨씬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구가서의 서 7·8회는 이순신(유동근)의 카리스마와 청조(이유비)의 애잔한 연기가 주목을 끌었던 회차이면서,, 반인반수라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맞서는 최강치와 끝없는 악행의 원흉 조관웅의 충돌 못지 않게 앞으로 전개될 이순신과 이유비의 극중 역할과 새로운 비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 회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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